|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1)에게 천적이 생겼다.
6일 고척 경기. 1회 첫 타석부터 1사 만루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 이날 최고 구속이던 150㎞ 패스트볼이 높았다. '그날' 이후 첫 만남에서 가장 기분 나쁜 출루를 허용한 셈.
원태인은 3회 2사 1루에서 연이어 패스트볼 승부를 펼치다가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젊은 패기의 원태인은 천적이 무서워 피해간 건 아니었다. 1회 밀어내기 볼넷은 그저 제구가 안 됐을 뿐이었다.
|
19일 이후 선발 리턴매치. 1년 선배 안우진과의 맞대결이 '젊은 피' 원태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또 지고 싶지 않다'는 당연한 패기였다.
하지만 원태인이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안우진의 불 같은 광속구였다.
리그 최상급 파이어볼러 안우진의 패스트볼은 이날 시작부터 빨랐다. 1회 부터 강력한 패스트볼로 세타자를 삼진 2개를 섞어 간단히 돌려보냈다. 승부구는 모두 150㎞가 훌쩍 넘는 강속구였다. 특히 2번 피렐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살짝 높은 위닝샷은 화면에 무려 157㎞가 찍혔다.
1회말 등판을 앞두고 이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원태인.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골프에서 괴력의 장타자와 동반 라운드를 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 몸에 힘이 들어가 라운드 전체를 망칠 수 있는 그런 묘한 경쟁 심리였다. 1회말 1사 1루에서 이정후 박병호 박동원에게 3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선제 실점한 이유였다.
"등판 전에 민호 형이 '100개 던지면 95개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쉽게 가자'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1회초 우진이 형 공이 너무 빠르다 보니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긴장됐던 키움과의 리턴매치. 원태인의 경기 초반을 힘들게 했던 주범은 바로 박동원이 아닌 안우진이었던 셈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