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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홍건희는 오랜 기간 '미완의 대기'였다. 입단 당시 지명 순위는 낮았지만(2011년 KIA 2라운드 9순위), 우완 정통파 안정적인 투구폼에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를 갖춘 좋은 재목이었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어도 성공하지 못한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가슴'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멘털적인 문제가 더 크다는 논리였다.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2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어 '유망주' 타이틀도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홍건희는 다른 투수가 됐다.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 중인 그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1.5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짠물 투구'를 펼치고 있다. 9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7회말 등판한 홍건희는 민병헌-딕슨 마차도-추재현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지난해 KIA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될 당시,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홍건희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해왔다. 트레이드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홍건희는 첫 타자 승부를 보면 그날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주위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기복이 있다는 뜻이었다. 여전히 보여줄 부분이 더 많지만, 올 시즌 홍건희의 활약상은 지난 10년의 기다림을 넘어서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이다. 더이상 보직을 오가지 않고, 필승조라는 확실한 믿음 아래 심리적 편안함이 만든 결과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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