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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우리가 알던 김택형이 아니다.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제구가 좋지 않았던 만년 유망주. 이제 애벌레의 껍질을 깨고 성숙한 나비가 됐다.
위기를 넘기자 SSG의 추격의 불씨가 타올랐고 결국 8회말 대거 5점을 뽑아 8대5의 역전승을 썼다. 그리고 김택형에겐 시즌 3번째 구원승이라는 선물이 찾아왔다.
김택형은 24일까지 21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92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6월에 좋다. 11경기에 등판해 13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을 해 평균자책점은 제로다. 김태훈과 함께 가장 믿는 왼손 불펜 요원이 됐다.
포크볼이 김택형을 투수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엔 직구와 슬라이더의 투피치 유형의 투수였는데 체인지업 대신 포크볼을 던지면서 다른 투수가 됐다. 포크볼이 제구가 되면서 직구 제구까지 잡혔다.
김택형은 "포크볼이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면서 포크볼로 카운트를 잡고 직구로 승부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 자신감이 이젠 위기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이날 1,3루의 위기 때도 그랬다. 김택형은 "요즘 잘되다보니 불안한게 없었다. (점수)줄 것 같지가 않아서 과감하게 승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예전엔 2군 가는게 무서워서 던졌는데 지금은 어차피 2군 한두번 갈거니까 내공을 던져보자는 마음이라 불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은 잘하려고만 했던 자신을 놓아준 때문이라고.
김택형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면서 "좋은 쪽으로 생각하다보니 그런게 다져지면서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제구는 어떻게 잡히게 된 걸까. 김택형도 모른다고 했다. "잡으려고 해서 잡은게 아니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잡히더라"며 웃었다.
포크볼의 영향이 크다. "직구 슬라이더 밖에 없었는데 벗어나는 공이 생겨서 승부하기 편해졌다"는 김택형은 "(이)재원이 형도 포크볼을 던지면서 던질 수 있는게 많아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제구가 되는 새로운 구종이 추가되면서 볼배합의 수가 많아졌고 이것이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최근엔 최고 구속이 146㎞ 정도라고. 더 빠른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김택형은 "다들 150㎞ 언제 던지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느날 자고 일어나면 나오겠죠라고 답한다"며 웃었다. 감독의 "넌 여기서 보여주지 못하면 2군 가는 거다"라는 말에도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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