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일 대구 키움전이었다.
다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린 듯 빗줄기가 굵어졌다.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볼카운트를 2B1S로 유리하게 끌고갔다. 헌데 갑자기 심판들이 폭우로 인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후 30분이 지나고 주심은 삼성의 강우콜드 승을 선언했다.
팀은 웃었다. 선수들의 체력을 아끼면서 승리까지 챙겼다. 그러나 이태훈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데뷔 타석이 그대로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허 감독의 바람은 이날 이뤄졌다. 이태훈의 호쾌한 스윙을 직접 봤다. 이태훈은 5-1로 앞선 9회 초 박승규를 대신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공식적인 데뷔 첫 타석이었다. 표정은 당찼다. 그러나 또 다시 허 감독에게 스윙을 보여주지 못할 뻔했다. '예비역' KIA 장지수가 던진 초구가 이태훈의 몸쪽으로 향했다. 포수도 깜짝 놀라 포구하지 못할 정도로 깊은 코스였다. 헌데 중계방송 느린 화면으로 보니 유니폼에 볼이 스쳤다. 사구로 출루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태훈은 굳게 입을 닫았다. 다행히 주심의 사구 콜은 없었다.
이태훈은 마음껏 방망이를 돌릴 수 있었다. 2구째 스윙을 했다.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이태훈은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쉬운 듯 더그아웃으로 몸 방향을 돌린 상황에서 계속 타구 방향을 주시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 이태훈은 1군에서 공이 치고 싶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