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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1군서 함께 뛰자" 23세 동갑내기 친구의 다짐, '복귀전+데뷔승' 뜨거운 우정[대구비하인드]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9-08 09:39 | 최종수정 2021-09-08 11:31


롯데 이승헌. 스포츠조선DB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언젠가 우리도 저 위(1군)에 함께 있지 않겠어?"

농담처럼 건넨 다짐이 현실이 됐다. 올해 23세, 동갑내기 친구가 맞잡은 손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대2 승리를 거뒀다. 손가락 트러블에 시달려온 이승헌의 선발 복귀전이자, 2018년 프로 입단 이후 4년만에 거둔 김도규의 1군 첫승이었다.

경기 후 만난 이승헌은 "지난번 원정 룸메이트는 손성빈이었다. 오늘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무조건 (김)도규 방에 놀러갈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승헌은 마산 토박이, 김도규는 안산공고 출신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18년 입단동기다. 이승헌은 2차 1번(전체 3번), 김도규는 2차 3번(전체 33번)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m90이 넘는 큰 키, 좋은 직구를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승헌은 김도규에 대해 "팀내에서 가장 친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신인 때부터 2군에 같이 있으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같이 1군 가자, 언젠가는 우리도 저 위에서 함께 뛰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 많이 했다. 좋은 친구와 1군에서 함께 뛸 수 있어 좋다."

이승헌은 지난해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생애 2번째 1군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머리에 타구를 직격당해 미세골절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후반기에 건강하게 복귀해 선발 한자리를 꿰찼지만, 이번에는 손가락 건초염이 그를 괴롭혔다. 공을 던지고 나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부어오르곤 했다.

서튼 감독은 "손가락은 괜찮다. 2군에서도 2~3차례 선발 테스트를 했고, 통증이 없었다. 불펜에서 던지는 걸 보니 작년 좋을 때만큼 잘 던지더라"면서도 "아직 90개 100개 던질 상황은 아니다. 상태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롯데 김도규가 역투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사령탑의 말대로 이승헌은 4회까지 79구를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4이닝 1실점의 준수한 투구. 이날 롯데는 6회 터진 안치홍의 결승타와 김재유의 쐐기타를 앞세워 승리했다. 바로 직전 5회 2사 1,2루 역전 위기를 추가 실점없이 수습하고 6회말까지 호투한 김도규가 승리투수가 됐다. 김도규의 1군 첫승이었다. 이승헌은 "오늘 (김)도규 방에서 맛있는 거 먹기로 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변화구 제구가 잘 안됐다. 직구 위주로 던졌는데(55구) 커트를 많이 당해 투구수가 늘어났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직구 무브먼트는 좋았던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호흡을 맞춘 신인 포수 손성빈을 향해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볼배합도 믿고 던졌다"고 칭찬했다. "손가락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던진 직후엔 붓기가 좀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빠진다"면서 "후반기에 잘하고 싶다. 손가락이 제발 (지금처럼)괜찮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속내도 내비쳤다.

후반기 롯데는 1위팀 KT 위즈와 더불어 가장 기세가 좋은 팀이다. 7위 두산 베어스를 바짝 추격하며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이승헌도 "요즘 팀 분위기가 정말 뜨겁다. 올시즌 중 가장 좋은 것 같다"며 뜨거운 소망을 전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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