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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40년 역사에서 나온 29번째 대기록에도 이정후는 덤덤했다. 덕아웃을 향해 엄지를 잠깐 들어보인 게 전부다.
타격 천재의 풀코스 타격 쇼를 지켜본 김선우 해설위원은 마치 자신의 볼 배합이 통타 당한 듯 반성과 감탄을 쏟아냈다.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 키움이 0-1로 뒤진 5회 2사. 1회 안타와 3회 볼넷을 얻어냈던 이정후가 세 번째 타석에 섰다. 한화 투수 주현상이 볼 카운트 3B1S에서 가운데로 떨어지는 117km 커브를 던지자 이정후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본 김선우 해설위원이 "궤적을 바꾸면서 타이밍을 뺏었다. 커브를 다시 한번 던진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서 '좋은 승부'란 투수 주현상의 입장이다. 아무래도 투수 마음은 투수가 잘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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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4-1로 역전한 6회초 1사 만루. 이정후가 김기탁의 3구째 몸쪽 낮은 직구에 타이밍을 뺏기며 오른발 쪽에 떨어지는 파울을 쳤다. 여기서 김 위원의 '고해성사'가 시작됐다.
김 위원은 "지금 이정후의 타이밍이 안 맞아 파울볼 나왔다고 똑같이 던지면 안 된다"고 경고한 후 "아까 (커브 승부를 추천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했다. 왜(그랬을까)…지금도 땅볼 유도하려고 던진 공이 아까 (홈런 맞은) 그 높이다"라며 이정후의 노림수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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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 히트에서 가장 넘기 힘든 9부 능선인 3루타. 바람의 손자에게 이날만큼은 식은 죽 먹기였다. 8회 2사 1, 2루 한화의 6번째 투수 이충호의 가운데 직구를 아름다운 풀스윙으로 받아친 타구가 우중간 펜스 하단을 맞히는 사이 이정후는 여유있게 3루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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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이정후는 타율을 0.358까지 끌어올리며 통산 첫 타격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하지만 이정후에게 더 중요한 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인 듯하다. 이날 이정후가 제일 기뻐한 순간은 승부에 쐐기를 박은 6회 싹쓸이 2루타를 쳤을 때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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