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예비신부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하다. 나랑 만나기 전엔 추신수(SSG랜더스) 선배도 모르던 친구인데…"
결혼과 함께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김해 상동연습장에서 만난 최영환은 "직구 구속 하락이 가장 아쉬웠다"면서 "후반기에 (이)인복이가 선발로 올라서지 않았나. 난 '강강강강' 이렇게 힘이 들어가있었는데, 인복이가 쉽게쉽게 타자들과 승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봤다"며 각오를 다졌다.
"원래 직구 최고 구속이 147㎞는 나온다. 처음엔 중간에서 뛸 때처럼 뒤를 생각하지 않고 강하게 던졌다. 그런데 후반기에 구속이 떨어지다보니 타자들이 변화구에도 잘 대처하더라. 커트도 잘 당하고…(김)원중이 보면서 포크볼을 연마하고 있다."
|
컨디션이 좋았던 전반기에 보다 많은 선발 기회가 왔다면, 하는 속내도 있다. 하지만 최영환은 "기회는 내가 원할 때 오는 게 아니다. 내가 잘한다고 해서 1군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 1군에 빈 자리가 생겨야 기회가 오는 것"이라며 "그 기회가 언제 오든 잡을 수 있게 항상 준비하려고 한다. 내가 할 일을 충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새삼 되새겼다. 경험이 부족했던 스스로를 탓하며 시즌 후에는 웨이트와 체력 보강에 전념하고 있다.
"김대우(37) 형은 웨이트가 정말 엄청나다. 20대 선수들보다 힘이 더 세다. 그만큼 노력하는 것 아니겠나. 나도 대우 형처럼 오랫동안 뛰는 게 꿈이다."
최영환은 2014년 2차 1라운드(전체 2번)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촉망받는 신예 투수였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과 입대 과정에서 김성근 전 감독과 트러블이 있었고, 2016년부턴 롯데 선수가 됐다.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온 뒤론 기량을 인정받아 선발 후보군까지 올라섰다. 이제 인생의 방점을 찍을 타이밍이다.
|
"집에 가면 야구 얘길 잘 안 한다. 그래서 안 좋은 기억을 다 잊고 쉴 수 있다. 추신수와 추성훈도 구분을 못하던 사람인데, 날 만나면서 야구팬이 됐다. 당연히 롯데 팬이지만, 어떨 땐 내 마음을 대변하는 롯데 안티가 될 때도 있다."
결혼을 인생의 터닝포인트 삼아 뛰어오르는 운동선수들이 많다. 외지 생활이 잦은 만큼, 마음을 둘 곳이 생기면 안정감이 붙기 마련이다. 최영환은 마치 예비신부를 앞에 둔듯, 수줍은 미소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결혼하면서 잘되는 친구들이 많더라. 4년 만났는데,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이가 됐다. 고맙다. 내년엔 잘할게. 항상 고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