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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 5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서산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중인 이승관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후 대전에서 서산으로 오는 길에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보여줄 게 있어 1군에 간 건데 정작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창피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나 자신이 용납이 안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부진이) 한 경기였다면 긴장이라고 포장할 수 있었지만, 몇 경기를 계속 그랬다"며 "어쩌면 퓨처스(2군)를 대표해 1군에 간 것인데, 그동안 배운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고개를 숙였다.
야탑고 시절 이승관은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그해 팀내 상무 지원자 중 유일하게 합격 통보를 받아 군 복무까지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제대 후 퓨처스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며 구속을 되찾았고, 컨트롤도 가다듬으면서 수베로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1군에서는 퓨처스에서 보여준 기량과는 딴판의 불안한 모습에 그쳤다.
한화가 여전히 이승관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 퓨처스 박정진, 마일영 코치 뿐만 아니라 최원호 감독까지 틈날 때마다 이승관의 투구를 분석하고 피드백을 주면서 발전을 돕고 있다. 로사도 코치도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면서 이승관을 단련시키고 있다. 이승관은 "퓨처스로 내려갈 때 로사도 코치님이 '너 때문에 잠이 안온다.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하시면서도 다음날 '넌 충분히 좋은 공을 갖고 있다. 반드시 할 수 있다. 너 자신이 문제'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며 "퓨처스 코치님들도 '한끗차이'를 강조하신다. 내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과로 말하는 프로의 세계. 부진한 선수가 설 자리는 없고, 비판도 필연적으로 따르는 부분이다. 올 시즌 숱한 비난을 짊어졌던 이승관이지만 "비난도 관심이 있어야 해주시는 것 아닌가. 그만큼 관심을 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기만 하다. 그래서 내년엔 더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승관은 "내년 시즌이 끝난 뒤엔 '이승관은 정말 잘했다. 작년보다 훨씬 나아졌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을 통해 이승관은 한 뼘 더 성장했고, 반등의 해답도 이미 찾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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