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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다 축구를 했다. 야구는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 어쩌다 야구를 하게 되면 글러브며 배트까지 내가 다 챙겨갔다. 그만큼 야구가 하고 싶었다."
"트레이드 직후 KT 위즈에 섭섭함이 조금 있었다. 롯데 와보니 분위기가 좋아 잘 적응하고 있다. 다만 '단순하게, 자신있게 하자'는 게 내 모토인데, 결과가 한번 안 좋으니까 다시 초기화됐다. 마운드에서 타자가 아니라 나와 싸운 시즌이었다."
프로 입단 직후 최고 153㎞의 직구를 과시해 이강철 감독의 아낌을 받았다. 이 감독은 이강준을 2군에 동행시키며 자신이 직접 맨투맨으로 가르치고, 스프링캠프 때도 야간 쉐도우를 직접 지켜보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트레이드 직후 이강준 얘기가 나왔을 땐 깊은 한숨을 토하며 못내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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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가득한 야구소년이었다. 부모님을 졸라 할머니댁 근처 야구부(서당초등학교)로 주소를 옮겨 초등학교 6학년 때 비로소 엘리트 야구에 입문했다. 어릴 땐 키가 작아 2루수와 유격수를 봤지만, 중3~고1 사이에 20cm가 크면서 당당한 체격을 갖게 되자 투수의 야망을 품었다.
"설악고 다닐 때 감독님이 바뀌시면서 형들이 전학을 가는 바람에 투수가 없었다. 예전에 장난으로 사이드피칭한 영상을 보고 강정길 감독님이 투수를 해보라 하셨다. 하다보니 재미있어서 맨날 투수조에서 캐치볼하고 러닝 뛰고 타격 연습을 안했다. 공 던지는게 너무 신났다. 결국 투수에 전념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교육리그 소감을 물으니 "아 내가 벌써 프로 3년차구나!"하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1~2년차는 잘 못해도 면죄부가 주어진다. 3년차부터는 '증명해야할 때'라는 게 이강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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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을 줄여서 잡는 제구는 의미가 없다는게 이강준의 생각이다. 150㎞를 넘나드는 구위를 유지하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투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이강준의 직구는 모두 투심이다. "데이터값이 좋다"며 KT 시절 전력분석팀이 투심을 추천했다는 것. 그 결과 KBO리그에서 보기드문 무시무시한 직구가 탄생했다. 그외 변화구는 슬라이더가 있고, 지금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연습중이다.
"작년에 4경기, 올해는 15경기밖에 나가지 못했다. 내년 목표는 부상없이 풀타임을 뛰는 거다.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중요한 순간에 나가서 멋지게 막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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