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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SSG 랜더스로 복귀한 김광현의 올해 연봉이 자그마치 81억원이라고 한다.
이전까지 KBO리그 최고 연봉은 SSG 추신수의 27억원이었다. 앞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2017~2020년까지 4년 연속 25억원으로 '연봉 킹' 자리를 지켰다. 한데 올해 갑자기 추신수 연봉의 3배나 되는 금액이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으로 기록됐다. 황당하고 놀라운 따름인데 내용을 보면 그렇게 여길 필요가 없다.
FA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약금을 책정하지 않았을 뿐이지, 실제 김광현이 가져가는 돈은 이대호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대호는 2017년 1월 롯데로 복귀하면서 4년 150억원에 계약했다. 연봉 총액은 4년간 25억원씩 100억원이었고, 나머지 50억원을 계약금으로 받았다.
결국 KBO가 연봉 개념 및 통계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O는 매년 시즌 전 등록선수 현황을 발표하면서 선수들의 연봉도 일괄 공개한다. 그런데 계약서에 명시된, 즉 연도별로 배분된 연봉 만을 당해 연도 연봉으로 취급하고 그 기준에 따라 연봉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계약금은 고려하지 않는다. 연봉과 상관없는 일종의 가욋돈이라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FA 계약의 경우 계약금 규모가 연봉 총액보다 많은, '배보다 배꼽이 큰' 케이스도 수두룩하다. 연봉을 작게 보이게 하기 위한 편법도 동원된다.
계약금을 연봉 계산에서 빼는 이유에 대해 구단들은 "계약금은 신인 입단 때와 마찬가지로 구단이 일정 기간 보류권을 갖는 것에 대해 선수에게 주어지는 대가이기 때문에 연봉과 합산하는 건 맞지 않다. 세금 문제도 있다"고 설명하지만, 실은 계약금을 합쳐 연봉을 산정하면 그 규모가 2~3배 커지기 때문에 팬들이나 저연봉 선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 많이 준다, 받는다'는 말을 듣기 싫은 것이다. 선수에겐 똑같은 '소득'인데 계약금을 빼는 건 '눈가림'일 뿐이다.
메이저리그처럼 계약금과 연봉을 합친 금액을 선수의 당해 연도 '급여(payroll salary)'로 집계하는 게 합리적이고 혼선을 빚을 일도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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