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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KBO 레전드 중견수+상대팀 '찐'감탄. 2m 거인의 강렬한 무력 시위 [부산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3-22 10:55 | 최종수정 2022-03-22 12:51


롯데 피터스.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 어깨가 상당한데요?"

이순철 해설위원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졌다. 원정팀 더그아웃에서도 일제히 '오오오'하는 감탄이 이어졌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 얘기다. 피터스는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4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 안타는 없었지만 2차례 볼넷을 얻어내며 팀에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6회말 출루 후 대주자로 나온 신용수가 이대호의 결승타 때 홈을 밟아 팀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에선 스피드와 타구판단, 어깨 3박자를 모두 갖췄지만, 타격에선 파워 밖에 없다던 사전 예상과 달리 수싸움과 선구안도 적응하는 모습.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3리(15타수 5안타, 2루타 2) 2타점 3볼넷으로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다. '성담장(사직구장 6m 펜스의 별칭)'에 막혀 홈런은 아직 기록하지 못했지만, 거포라는 이미지와 달리 삼진도 1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도루는 없지만 주자로 나갔다 하면 긴 다리로 적극적이고 위협적인 주루를 보여준다.

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장면은 역시 피터스의 수비였다. 이날 롯데 선발 최준용은 0-0으로 맞선 3회초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볼넷, 전민수에게 안타를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롯데 피터스. 스포츠조선DB
다음 타자 손아섭은 롯데 시절 최준용의 절친한 선배. 손아섭은 이적 후 "최준용의 공을 쳐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적 후 사직 첫 방문인 이날 경기 첫 타석에선 최준용의 147㎞ 직구를 정확히 때려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번 시범경기 첫 안타였다. 손아섭의 얼굴에는 미소가 활짝 피어났고, 최준용은 못내 아쉬움을 담아 웃었다.

두번째 맞대결은 최준용이 이겼다. 좌중간 코스는 좋았지만, 중견수 피터스가 잘 따라붙었다.


모두가 놀란 건 다음 순간이었다. 피터스는 공을 잡자마자 그대로 탄력을 살려 3루 쪽으로 강하게 공을 뿌렸다. 2루주자 박건우가 3루를 노릴 엄두가 안날만큼 매서운 레이저빔 송구였다. 각도상 이를 정면에서 지켜본 NC 더그아웃에선 절로 "오~"하는 탄성이 터졌다. KBO 레전드 중견수인 이순철 해설위원도 "피터스의 어깨가 상당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피터스는 KBO 공식 신장 2m2의 말그대로 '빅 가이'다. 총체적 운동능력이 매우 좋다. 긴 다리로 속도를 붙여 질주하는 스피드가 뛰어나고, 순발력이나 민첩성도 좋다. 타구 판단 역시 스스로에게 엄지를 치켜올릴만큼 뛰어나다. 수비와 주루는 기대 이상이다. 넓어진 사직 외야의 중견수 역할로는 적임.


롯데 피터스. 스포츠조선DB
파워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78경기 13홈런을 때릴 만큼 검증된 선수. 다만 빅리그 타율이 2할에 못미칠 만큼 컨택이 좀 아쉽고, 빠른 직구에 약점이 있다는 게 한국에 오기전 피터스에 대한 분석이었다. 적어도 시범경기만 봐선 직구에 대한 약점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의 직구는 질이 다르다"는 롯데 구단의 분석이 현재까진 잘 먹히는 모양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작년 대비 외야진의 운동능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아주 만족스럽다. 작년보다 외야가 훨씬 강해졌다"며 손아섭의 공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터스의 주 포지션은 중견수지만, 서튼 감독은 종종 우익수로도 기용할 예정. 서튼 감독은 "피터스가 우익수로 가면 장두성 김재유를 중견수로 쓸 수 있다. 추재현도 아주 빠르진 않지만, 타구 판단이 좋아 중견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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