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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눈물? 이제 잊어라!' 6.2이닝 14K…K머신 거듭난 나균안, 돌풍 예고[광주 핫피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15 00:26 | 최종수정 2022-04-15 09:26


14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6회말 나균안이 투구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4.14/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새로운 닥터K의 탄생일까.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24)의 시즌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나균안은 14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박세웅에 이은 두 번재 투수로 나서 1⅔이닝 동안 안타-볼넷 없이 4탈삼진을 기록했다.

나균안은 6회말 선두 타자 김민식을 시작으로 류지혁, 박찬호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7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 김석환을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4연속 탈삼진 행진을 펼쳤다. 앞선 세 타석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한 김선빈에겐 3구 만에 3루수 뜬공을 이끌어냈다. 나균안은 나성범 타석 때 필승조 김유영에게 마운드를 내주고 벤치로 들어갔다.

지난 10일 사직 두산전에서 나균안은 5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는 동안 4실점하면서 무너진 이승헌을 구원하기 위해 급히 마운드에 올랐으나, 묵직한 구위와 거침없는 승부수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5안타 2실점을 기록했으나, 사직구장을 찾은 홈 팬들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나균안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며 활약을 인정했다.

나균안은 201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할 때만 해도 나종덕이라는 이름의 포수였다. 용마고 시절 고교 수위급 포수로 지목 받으면서, 롯데의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2년차인 2018시즌부터는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두 시즌 동안 1할대 타율에 머물렀고,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한 어깨로 높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했지만, 포수 나종덕의 자신감은 점점 떨어져갔다.

롯데는 2020년 호주 스프링캠프 도중 왼쪽 팔목 유구골 골절로 수술대에 오르자 투수 전향을 권유했다. 고심 끝에 새 출발을 택한 그는 나균안으로 개명한 뒤 퓨처스(2군) 담금질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 첫 시즌 23경기 46⅓이닝에서 1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하면서 출발했다. 27개의 탈삼진을 뽑아냈지만, 24개의 볼넷을 내주면서 제구 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투수 3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구위 뿐만 아니라 제구에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3경기 만에 지난해의 절반이 넘는 탈삼진을 뽑아냈다. 첫 경기였던 지난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KIA전까지 3경기서 총 15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2개에 그친 점도 인상적이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올 시즌 나균안을 불펜 롱릴리프 내지 대체 선발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나균안은 포수 시절 부진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동료, 지도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불확실한 투수 전향의 길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 속에 노력을 거듭해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투수 나균안'이 써내려갈 올 시즌 스토리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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