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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폴대를 옮기고 싶었어요."
팀이 이겼기에 좋았겠지만, 아쉬웠던 건 만루홈런이 아쉽게 날아갔다는 것. 3B1S 상황서 5구째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겼는데, 오른쪽 파울 폴대를 살짝 벗어났다. 몇십센티만 왼쪽으로 들어왔어도 멋진 결승 만루포가 될 뻔 했다.
왜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냐면, 올시즌 부진을 완전히 털어낼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주환은 개막 후 1할대 타격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다 2군에 내려갔고, 24일 1군에 복귀했다.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 홈런이 되지 않았지만, 좋았던 시절의 타격감을 다시 찾아가고 있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최주환은 "타격감이 좋았을 때 유독 폴대 살짝 넘어가는 파울 홈런 타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두산 시절 별명이 '폴대 옮겨줄까'였다"고 말하며 "2군에서 무너진 밸런스를 잡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했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홈런은 놓쳤지만, 선구안으로 중요한 결승 타점을 만들어낸 것도 의미가 있다. 최주환은 "파울 홈런을 치자 상대투수 김원중의 표정이 달라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나도 일부러 타석에서 한 번 빠졌다. 파울 홈런을 치고 흥분해서 타격에 임하면 급해질 수 있어서였다. 그리고 김원중 투수가 같은 투구 밸런스로 공을 던지면 내가 불리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름대로의 투수와의 수싸움이었는데, 그게 잘 통한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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