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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비록 속한 팀은 다르지만, 아버지의 뒷받침은 '타격천재'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정후는 올시즌 KIA 이의리 상대로 11타수 4안타(홈런 3)로 천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KIA전 성적(41타수 16안타 5홈런 19타점) 중 상당수가 이의리를 상대한 것. 유독 KIA만 만나면 볼넷 수도 적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이정후는 "대진상 KIA를 자주 만났을 뿐이다. 올해 타격감이 좋다보니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감이 있다"며 웃었다. 이의리에 대해서도 "빠른볼이 좋은 투수라 늦지 않으려고 앞에서 치려고 하다보니 홈런이 자꾸 나올 뿐"이라고 설명했다. 홈런 직후 잠시 타석을 떠나지 않고 지켜본 이유로는 "폴대 쪽 타구였고, 한손을 놓으면서 쳤기 때문에 파울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바라봤다"고 덧붙였다.
올해 유독 홈런이 많아진 이유는 뭘까. 이정후는 "계속 내 홈런 페이스가 이렇겠나. 내가 잘하는 건 따로 있다. 홈런을 의식하고 친 적은 한번도 없다. 한 3~5시즌이면 모를까 한시즌 이렇게 친다고 홈런타자란 생각도 안한다"면서 "홈런 스윙이 되면 집에 가서 혼난다. 아버지(이종범 LG 2군 감독)가 바로 '그렇게 스윙하지 마라'는 카톡이 날아와 있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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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히터로 거듭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1차전을 꼽았다. 당시 이정후는 4-4로 맞선 9회초 김강률을 상대로 2사 1,2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이끈바 있다. 이정후는 "전엔 찬스가 나한테 걸리면 흥분하고 붕떠 있고 급해지곤 했다"면서 "그때 이후론 떨리는 느낌이 없다.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여유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성범 최형우 김하성 박병호 등의 선배들을 언급하며 "좋은 선배들이 많은게 제 복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보고 배웠다. 선배님들 루틴을 따라하다 보니 나도 좋은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또 (김)휘집 같은 어린 선수들은 나를 따라하는 거고, 그게 우리팀 문화"라고 강조했다.
"제일 하고 싶은 건 (한국시리즈)우승이다. 만약 우리팀이 우승을 했다면, 내 기록도 원하는 숫자들이 나와있지 않을까. 모두가 우릴 상위권으로 평가하지 않았는데 그걸 뒤집은 멋진 시즌이다. 시즌 마무리까지 그렇게 된다면 모든 선수들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까."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