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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제77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가 25일 유신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각 구단의 관심은 대체적으로 흡사하다. 구단마다 채워야 할 포지션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주된 관심은 좋은 체구에서 빠른 공을 뿌리는 에이스급 투수, 타격이 좋은 필드 내야수, 유망주 포수에 집중된다.
가장 덜 관심을 받는 선수 그룹은 똑딱이 외야수다. 대주자와 대수비로 쓸 만큼 발이 엄청 빠르거나 수비가 초고교급이 아니라면 드래프트에서 소외받기 일쑤다. 매년 드래프트에서 고교 3년생 외야수와 가족들은 노심초사 한다.
그만큼 체구가 크지 않은 외야수에게 프로 입단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렵다. 운 좋게 하위 픽으로 프로에 입문해도 1군에 올라와 주전을 꿰차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통상 각 구단 외야진은 타격이 좋은 타자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주목받는 두 명의 신데렐라가 있다.
LG 문성주(25)와 삼성 김현준(20)이다. 두 선수 모두 1m80이 되지 않는다. 몸이 크지도 않다. 물론 홈런타자도 아니다.
프로 무대에 못 설 뻔 했다. 하위픽에 턱걸이 해 운좋게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김현준은 2021년 2차 9라운드 83순위, 문성주는 마지막 라운드인 2018년 2차 10라운드 97순위다. 드래프트가 발표된 뒤 김현준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힘들게 입문한 프로무대.
절실함 만큼 두 선수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땀을 흘렸다. 헛된 노력은 없었다.
두 선수 모두 주전 공백으로 운 좋게 주어진 기회를 꽉 잡으며 상위타선의 핵으로 자리를 잡았다.
문성주는 0.342의 고타율에 5홈런, 30타점, 34득점, 8도루에 OPS가 0.950에 달한다. 타선이 강한 LG 주전타자 중에서도 최고 수치다.
LG 류지현 감독은 최근 문성주의 맹활약을 언급하며 "신인지명에서 외야수는 관심을 받기 힘들다. 우리 스카우트 팀이 잘 본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현준의 존재감도 강렬하다. 0.316의 타율과 30득점, 0.396의 출루율로 리드오프를 맡고 있다. 이제 2년 차 선수임을 감안하면 프로무대를 평정할 재능이다.
긴장된 마으으로 드래프트를 기다리는 평범한 체구의 고교 3학년생 외야수들.
이들에게 문성주와 김현주 두 선배는 롤모델이자 꿈 같은 희망이다. 제2의 문성주 김현준이 탄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꿈나무들이 잠재력을 펼칠 기회의 땅이 확장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