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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왕조의 막내'로서 쌓은 경험은 허상이 아니다.
김상수는 2009년 입단과 함께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중심에서 오승환을 비롯한 선배들과 함께 했다. 기민한 푸트워크와 넓은 수비범위, 탁월한 주루플레이와 승부처에서의 한방은 대선배 류중일 전 감독을 연상시켰다.
2019년 이학주의 입단과 함께 2루로 위치를 옮기면서 공격력이 상승했다. 2020년은 김상수의 첫 타율 3할 시즌이다. 0.798의 OPS(출루율+장타율), 3.27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역시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7월말에야 1군에 복귀했다. 돌아오자마자 김상수의 필요성이 간절해졌다. 주전 유격수를 꿰찼던 신인 이재현이 시즌아웃급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렇다할 사전준비 없이 유격수 자리로 돌아왔지만, 2경기 연속 전성기 못지 않은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유격수를 충분히 맡아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신뢰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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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올해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부진을 보이고 있다. 5년 120억원에 비FA 연장계약을 맺은 직후라 비난의 화상이 더 매섭다. 시즌초 극심한 부진을 조금 탈출하는가 싶더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결장이 많다보니 누적 스탯이 부족하다. 47경기 출전, 2홈런 22타점 55안타 OPS 0.698 등 구자욱이라고 믿기 힘든 기록들의 연속이다.
그래도 승부사 기질은 여전했다. '약속의 8회'를 통해 연장전으로 승부를 끌고간 만큼 흐름은 삼성 편이었다. 구자욱은 10회초 선두타자 이대호의 뚝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냈고, 비디오 판독까지 거쳐 아웃으로 인정받았다.
이어 2사 1루에서 나온 이학주의 우측 깊숙한 타구 때는 빠르게 낙구지점을 파악한 뒤 펜스앞에서 점프, 공을 잡아냈다. 이학주가 헬멧을 집어던지며 아쉬워할 만큼 큰 타구. 구자욱의 호수비 직후인 10회말 삼성은 기어코 승부를 뒤집으며 8-7, 케네디스코어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