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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끝내기 찬스. 타석에는 5번타자가 아닌 최근 12타수 1안타 대타?
8회말 삼성 공격과 9회초 SSG 공격이 무위에 그친 후 9회말 삼성의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SSG는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로 나선 1번 타자 김현준이 볼넷으로 골라 나가자 삼성 벤치에서는 '정석'을 택했다. 2번타자 김지찬이 착실하게 희생 번트에 성공했고, 1루주자 김현준은 2루에 들어갔다. SSG 벤치도 '정석'대로 삼성 타선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 호세 피렐라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1루를 채웠다.
다음 타자는 5번 김재성. 이날 선발 출장한 포수 김재성은 이날 팀의 초반 유일한 득점이었던 1회말 선제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던 타자다. 감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삼성 벤치에서 대타를 내세웠다. 김재성이 아닌 김태군이었다. 김태군은 최근 타격감이 뚝 떨어진 상태다. 아직 3할 타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8월 들어서는 월간 타율이 1할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김태군을 택한 이유는 상대 전적. 김태군은 올 시즌 서진용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매우 강했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평소 라인업을 작성할 때도 "상대 전적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고 했다. 박 대행은 "투수와 타자의 상대성이라는 게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자신이 유독 강한 투수를 만나면 어떻게든 칠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투수는 긴장을 하게 된다. 이런 기운이 경기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라인업을 작성할때 상대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감이 안좋은 김태군을 내세운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김태군이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주자가 들어오기에 충분한 우익수 방면 큰 타구를 만들어냈고 삼성은 2대1로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대타 카드 적중이었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