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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결국 갑자기 빨라진 직구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는 공은 빨라졌는데 성적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점이었다. 지난해엔 평균자책점이 3.87로 2020년의 4.08보다 좋아졌다. 생애 첫 3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4.66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퀄리티스타트도 28일 한화 이글스전(6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3번 뿐이었다. 6이닝을 던진게 21번 중 4번 뿐이었다. 임찬규는 으례 5회까지만 던지면 내려가는 투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임찬규는 28일 한화전서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피칭을 했다. 바로 직구를 약하게도 던지고 세게도 던진 것이다. 직구에 구속 변화를 줬다.
사실 투수들이 가장 힘을 많이 쓰는 구종이 직구다. 직구와 변화구를 섞는 것이 타자를 속이는 것도 있지만 투수의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
임찬규는 공이 빨라진 만큼 체력 소모가 더 심해졌고, 그러다보니 초반에 가장 빠른 구속을 찍고 이후 갈수록 구속이 느려지는 결과를 낳았다.
후배인 NC 구창모, 삼성 원태인에게 어떻게 던지는 지 직접 물어보면서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선발 투수들의 노하우를 들은 임찬규는 28일 한화전에서 직접 직구의 완급 조절을 했고 그결과는 6이닝 무실점이었다. 임찬규는 "5회부터는 세게만 던졌는데도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라며 새로운 시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그의 정규시즌 선발 등판은 1번만 남았다. 그때도 이런 직구의완급 조절을 하면서 감각을 익힌다면 내년시즌엔 좀 더 희망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을 듯하다.
임찬규는 인터뷰 내내 뭔가 풀지 못한 숙제를 푼 아이 같은 속 시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 빨라진 구속을 어떻게 이용하는 지 방법을 찾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