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더 잘친다. 이런 타자가 SSG 간판이다[KS]

최종수정 2022-11-07 11:20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2루 SSG 최정이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1.05/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큰 무대의 긴장감은 이미 잊은지 오래다. 8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인 최 정이다.

SSG 랜더스는 이번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자칫 고민이 되는 순간에도 '정석대로'를 택했다. 추신수와 최지훈이 꾸리는 '테이블 세터' 그리고 최 정-한유섬-후안 라가레스가 이루는 중심 타선까지가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고, 최적의 결과를 낼 확률이 높은 타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위 타순에서는 수비 위치, 상대 전적에 따라 일부 변화를 주지만 상위 타선 타자들의 순서는 거의 고정이나 다름 없다.

키움 히어로즈의 '최강 3번타자' 이정후가 있다면, SSG에는 최 정이 있다. 최 정은 정규 시즌에서도 주로 3번을 친다. 4번 타순도 충분히 맡길 수 있는 타자지만, 그가 3번에 배치되면서 돌아오는 타석이 더 많아지고 SSG는 그로 인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 정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팀내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다. 4차전까지 4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14타수 8안타)를 기록했다. 홈런도 1개, 타점은 7개나 있다. 1차전에서 홈런 포함 2안타로 맹활약 했고, 2차전에서는 3타수 1안타로 주춤(?)했지만, 3차전에서 다시 3안타-2타점, 4차전에서 2안타-3타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멀티 히트', '멀티 타점' 행진 중이다. 지금 팀내에서 최 정 보다 더 무서운 타자는 없다.

올해가 최 정의 8번째 한국시리즈다. 그는 2007년 한국시리즈부터 왕조의 역사를 함께 했던 구성원이다. 숱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올해 한국시리즈는 개인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생애 첫, 그리고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던 2008년에는 타율 보다 임팩트로 MVP에 선정됐고, 개인 한국시리즈 최고 성적인 2010년(타율 0.545, 2홈런 4타점)과 비교해 더 빼어난 페이스다.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선 최 정은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해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이제는 선배들의 뒤에 서있는 과거의 '막내'가 아닌, 팀을 이끌어가는 베테랑 선수로써의 책임감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보통 그런 압박감이 타격 슬럼프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최 정의 2022시즌 가을은 정반대의 행보다. 그가 바라는 것은 개인 성적이 아니라 팀의 우승이다. 2018년 우승의 기쁨 보다도 2019년의 실패를 더 크게 느끼고 있는 최 정. 이제 최후의 결전이 펼쳐질 인천에서 다시 한번 그의 힘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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