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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변수와 부담, 물음표를 딛고 이룬 취임 2년 만의 우승이다.
창단 2년 만에 우승에 도달한 SSG 랜더스의 행보, 김원형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공격적인 승부를 즐기던 현역시절처럼 때론 돌직구성 발언도 불사하며 냉철하게 팀을 이끌었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의 마음을 읽는 세심함까지 두루 갖추면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기틀을 만들었다.
사령탑 데뷔 첫 해는 순탄치 않았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펼쳤으나 6위로 마감했다. 전반기 중반 선발 투수 3명의 줄부상이란 대형 악재 속에 집단 마운드 체제로 어렵게 팀을 꾸려가면서 중위권 싸움을 펼친 게 소득이었지만, 빅리거 추신수 영입과 모기업의 과감한 투자 속에 얻은 결실치고는 초라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2년차에 접어든 올 시즌, 부담감은 한층 더 커졌다. 빅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까지 영입하며 SSG는 단숨에 '우승 전력' 평가를 받았다. 여전한 선발진 구멍, 베테랑 위주로 구성된 타선 뒤를 받칠 백업 뎁스가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 김 감독은 우승이라는 과제를 이뤄내야 하는 시즌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과 SSG는 개막전부터 10연승을 거두며 초반부터 무섭게 질주했고, 결국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1위 자리를 넘겨주지 않는 KBO리그 40년 최초의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결실을 이뤘다. 외국인 선수 교체, 연패 등 변수가 있었음에도 이렇다 할 흔들림 조차 없었을 정도로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을 향한 의구심은 지워지지 않았다. 2년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일구고도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야구계 안팎에선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면 팀을 떠날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았다. 우승에 대한 중압감, 알 수 없는 미래 속에서도 김 감독은 초연하게 팀을 이끌었고, SSG는 2승2패로 키움과 맞선 한국시리즈 5차전 직전 재계약 발표로 힘을 실어줬다. 결국 김 감독은 SSG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2년 동안 노력을 보상 받았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