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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서 실력 증명한 100만불 신입생…외인 투수에 울던 KIA, 올해는 다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4-01 22:14 | 최종수정 2023-04-02 08:14


데뷔전서 실력 증명한 100만불 신입생…외인 투수에 울던 KIA, 올해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개막전 SSG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 앤더슨이 7회 교체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01/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29)이 KBO리그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앤더슨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전에서 6⅔이닝 6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했다. 팀이 1대4로 패하면서 앤더슨은 패전 투수가 됐지만, 첫 투구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면서 제 몫을 다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앤더슨은 1회 선두 타자 추신수에 우월 솔로포를 맞았고, 이후 두 타자의 타구가 모두 펜스 앞에서 잡히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회엔 연속 안타 뒤 진루타, 적시타 허용으로 다시 실점했다. 하지만 한 바퀴를 돈 뒤부터 앤더슨은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면서 추가 실점을 막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6회 2사 후 승계주자를 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김기훈이 3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1점을 더 내줬다. 실점이 아쉽긴 하지만, 효율적 투구수로 긴 이닝을 책임져 주길 바랐던 KIA 벤치의 믿음엔 충분히 부응했다. 오히려 1회 선취점을 뽑은 뒤 찬스 상황을 제대로 못 살린 타선의 득점 지원이 좀 더 따라주지 못한 게 아쉬운 승부였다.

KIA와 총액 100만달러에 계약한 앤더슨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기간 투구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고 154㎞ 직구 및 슬라이더, 투심,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춘 우완 정통파로 올 시즌 아도니스 메디나와 함께 '구위형 외인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기대됐다. 3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15이닝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초반엔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등판을 거듭하면서 안정감을 찾아갔다.

이번 개막전에서 KIA의 선발 투수가 누가될 지가 화두였다. 양현종 이의리가 2023 WBC 출전 여파로 100%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 앤더슨과 메디나 중 누가 개막전 마운드에 오를지에 관심이 쏠렸다. 시범경기까진 앤더슨에 비해 150㎞가 넘는 투심을 어렵지 않게 뿌리는 메디나가 좀 더 까다롭다는 분석 속에 개막전 선발 낙점 가능성도 좀 더 기울었던 게 사실. KIA 벤치가 왜 앤더슨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는지는 SSG전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KIA는 지난 시즌 전반기 외국인 투수 탓에 골머리를 앓았다. 로니는 제구 난조, 놀린은 부상으로 속을 썩이면서 마운드 부하가 상당했다. 놀린이 후반기에 돌아와 제 몫을 했고, 대체 선수로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도 역투하면서 가을야구에 힘을 보탰지만, 좀 더 빨리 활약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던 게 사실. 개막전에서 앤더슨이 좋은 모습을 보인 가운데, 메디나까지 자리를 잡는다면 KIA의 올 시즌 행보는 다르게 채색될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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