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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할 거 같다"던 안방마님 '컴백 응원가'…"찬스가 걸리다 보니"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4-02 08:42 | 최종수정 2023-04-02 10:15


"뭉클할 거 같다"던 안방마님 '컴백 응원가'…"찬스가 걸리다 보니"
2023 KBO리그 개막전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서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3.04.01/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눈물 훔칠 겨를도 없었다. 돌아온 안방마님은 첫 타석에서 실력으로 화답했 '양사장'이 잠실로 돌아왔다.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만에 두산으로 돌아왔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2018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NC 다이노스가 적극적으로 영입전에 나섰고 4년 총액 125억원 계약을 성사했다.

양의지는 NC에서 4년 동안 519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2푼2리 103홈런을 기록했다. 여기에 젊은 투수진을 잘 이끌면서 성장을 도왔다. NC는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확실한 '돈값'을 했다.

2022년 시즌을 마치고 양의지는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얻었다. 복수의 구단이 영입전에 나섰다.

양의지의 선택은 '친정'이었다. 박정원 구단주가 이승엽 감독과 양의지의 식사 자리에 직접 찾아가는 등 열정을 보였다. 양의지는 4+2년 총액 15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양의지는 입단식에서 두산 시절 응원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솔직히 몇 번 들었는데 귓가에 맴돌더라. 첫 타석에서 응원가가 나오면 솔직히 집중이 안 되고 소름이 돋을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 타석에 선 건 2018년 11월12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이후 1601일 만. 정규시즌 기준으로는 2018년 10월14일 잠실 롯데전 이후 1630일 만이다.


1회말부터 양의지가 꿈꾸던 장면이 나왔다. 5번-포수로 선발 출장한 가운데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안타를 쳤고, 허경민이 볼넷을 골라냈다. 로하스 타석에서 폭투와 땅볼이 나와 한 점을 더했고, 두산은 1사 3루 찬스를 이어갔다. 김재환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3루 상황. 양의지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뭉클할 거 같다"던 안방마님 '컴백 응원가'…"찬스가 걸리다 보니"
2023 KBO리그 개막전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양의지가 1회말 1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3.04.01/
두산 팬들은 양의지의 이름이 나오자 환호했고, 곧바로 양의지의 응원가로 잠실구장을 뒤덮었다.

양의지는 코치의 사인을 본 뒤 타석에 서기 전 1루와 홈 방향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결과로도 '복귀'를 알렸다. 롯데 선발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 째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깔끔한 좌전 안타가 됐다. 3루 주자 허경민은 홈을 밟았고, 김재환은 3루까지 향했다.

양의지는 1루에서 2루로 향하다 런다운에 걸렸다. 그사이 김재환까지 홈을 밟았고, 두산은 양의지의 안타로 두 점을 더한 셈이 됐다. 양의지는 7회에도 안타 한 방을 더하면서 멀티히트로 첫 경기를 마쳤다. 두산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12대10 승리를 챙겼다.

경기를 마친 뒤 양의지는 '뭉클했나'라는 질문에 "솔직히 이야기하면 찬스에 걸려서 사인을 보고 집중을 하느라 제대로 못 들었다. 인사만 하고 집중했다"고 웃었다.

양의지는 이어 "분위기도 좋고, 감독님께서도 잘해주신다. 선수, 코치 모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들어가니 지고 있어도 뒤집을 거 같았다"고 말했다.

기분 좋은 첫 경기 승리. 양의지는 "예전에 두산에 있었을 때 이런 반전이 있는 야구를 많이 했었는데, 오늘 또 그런 경기를 한 거 같았다. 경기 내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힘들기보다는 재미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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