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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함? 생존이죠. 자극돼요" 국대좌완 상대 역전드라마 쓴 20년차 포수의 서바이벌게임[SC인터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4-03 01:55 | 최종수정 2023-04-03 05:44


"서운함? 생존이죠. 자극돼요" 국대좌완 상대 역전드라마 쓴 20년차 포…
동점 3점 홈런으로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이끈 강민호.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6차례 골든글러브와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의 20년 차 포수 강민호(38).

나이를 잊었다. 출발이 좋다. 개막 2번째 경기에서 결정적 한방으로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2차전. 삼성은 믿었던 선발 수아레즈가 초반에 무너지며 3회초까지 0-6으로 뒤졌다. 패색이 짙은 경기.

하지만 선수도 벤치도 포기하지 않았다.

불펜을 4회부터 가동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승현 듀오가 4이닝 무실점으로 벌어준 시간 동안 타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3회 구자욱의 희생플라이, 4회 이성규 김동엽의 적시타로 3점을 착실하게 따라붙었다.

3-6으로 뒤지던 5회 1사 1,2루. 세번째 타석에 선 강민호는 국가대표 출신 좌완 특급 구창모의 3구째 몸쪽 높은 패스트볼을 간결하게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개막전 매진에 이어 2만 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하게 한 한방. 역시 베테랑 다운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강민호의 동점 홈런에 힘을 낸 삼성은 기어이 8대6 역전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초반에 힘든 경기였는데 이틀 내내 많이 오신 팬 분들 앞에서 포기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창모 선수한테 작년에 강했다는 건 마지막 1경기에 몰아친 것(3타수3안타) 뿐이에요. 직구가 강하게 오길래 몸을 빼면서 정확히 중심에 맞히려는 스윙을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네요."


"서운함? 생존이죠. 자극돼요" 국대좌완 상대 역전드라마 쓴 20년차 포…
삼성 강민호.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불혹을 앞둔 나이지만 여전히 간결한 스윙으로 담장을 훌쩍 넘길 수 있는 손에 꼽히는 배팅 파워의 소유자. "아직 젊다는 걸 보여드리겠다"는 농담이 우습게 들리지 않는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전담 포수제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 "포수도 가장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간다"는 원칙. 한정된 전력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다.

뷰캐넌 원태인 등 가장 많은 '전담 고객'을 둔 강민호는 어떤 마음일까.

"생존이죠. 3포수 체제는 우리 팀에 주전포수가 없다는 것이거든요. 저는 전혀 서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동기부여와 자극이 됩니다."

악명 높았던 지옥훈련도 예외 없이 소화했다. 그만큼 시즌 준비를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잘 했다. 시즌 초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운 이유.

"캠프에서 열외 시키지 않고 했던 것이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도 됐어요. 비록 개막 후 2경기지만 기술이 늘었다기 보다 건강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올해 준비 많이 했는데 안 아프고 팀 성적 잘 내서 좋게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은퇴 전에 한국시리즈도 가고 싶고요.(웃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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