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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진다는 소식은 분명히 걱정을 불렀다. 공-수-주에서 오지환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5번 타자에 유격수로서 공격과 수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4개의 도루까지 하면서 주루에서도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던 오지환이었다.
김민성은 고등학교 때 유격수였고, 입단했던 롯데 자이언츠에서도 유격수로 뛰었다. 넥센 히어로즈에 트레이드로 이적한 뒤부터 주로 3루수로 활약했었다.지난시즌 막판에 2루수로 나서면서 수비 위치를 넓혔고, 올해는 유격수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이제는 내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게 됐다.
김민성은 2021년까지 LG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으나 지난해 문보경에게 자리를 내주고 백업이 됐다. 올시즌도 주전 자리를 되찾기 보다는 백업으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있다. 김민성은 "시즌을 치르면 여러 변수가 생겨서 분명히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이 딱 그때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실수하더라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갑자기 맡은 유격수 자리지만 수비에 대해서는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김민성은 "내 나름대로 수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습 때도 진지하게 한다"며 "낯선 포지션에 나가도 실수 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조연 역할임에도 밝은 모습으로 임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김민성은 "주전을 하다가 백업이 되면 약간 초라해지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예전 넥센 시절에 염경엽 감독님께서 '백업이 없이는 주전도 없다. 백업도 중요하다'라고 하신 말씀이 와닿았던 적이 있다. 그 말씀을 되새기고 뒤에서 어린 선수들 도와가면서 나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면서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비에선 감탄을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성이지만 타격은 조금 아쉽다. 시즌 타율이 1할8푼2리(11타수 2안타)에 그친다. 유격수로 나선 3경기에서도 7타수 1안타(0.143)다. 그래도 볼넷 4개를 얻었고, 타점도 매경기 기록하며 4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있다.
김민성은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결과가 안나와서 그렇지 치다보면 나오지 않겠나"라면서 "나중엔 방망이도 좋아졌다는 얘기도 들어보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성에게 올시즌이 중요한 이유는 두번째 FA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민성에겐 기회가 중요하다. 김민성은 "지금처럼 포지션을 나름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내 가치는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필요한 선수로 인식이 되지 않을까. 뒤에서 하는 역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