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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못 말리는 열정의 캡틴이다.
오지환의 옆구리는 이미 6일 고척 키움전 부터 탈을 일으켰다. LG 염경엽 감독은 그날 경기 전 정주현을 콜업 하면서 "어제 키움전을 마친 뒤 (오)지환이가 옆구리 쪽이 안 좋다고 해서 내야수가 필요해 주현이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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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서 체크해 보라 했지만 "근육이 뭉친 정도"라며 경기에 큰 지장이 없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았다.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2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간 선두 타자 오스틴을 우전 안타로 불러들이며 팀의 첫 타점을 올렸다.
주자로 나가 경험이 부족한 키움 선발 장재영의 투구폼을 완벽하게 훔쳐 2,3루 도루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1사 1,3루 상황을 만들어 서건창의 외야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선제 타점도 올리고 도루로 찬스를 만들어 득점도 올렸다. 그야말로 북 치고 장구 치며 불안한 강효종 장재영 간 불안한 5선발 맞대결에서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경기 후 LG 염경엽 감독도 "오늘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는데 오지환이 몸이 안 좋은 가운데도 몸을 아끼지 않고 주장으로서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며 승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오지환은 다음날인 7일 잠실 삼성전 경기 전까지도 배팅 훈련을 소화했다.
하지만 배팅 훈련 후 기어이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병원에서 MRI 검사 결과 미세 손상이 발견됐다.
아픈 것도 잊을 만큼 불굴의 투혼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캡틴. 몸이 그 지경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뛰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염경엽 감독은 "그러니까 미친거죠"라며 어이 없는 표정 속에 웃었다. 그러면서 "병원에 안 갔으면 어쩔 뻔 했냐. 8주가 될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프로야구 선수는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뛴다. 경기를 대하는 태도는 천차만별이다.
조금만 안 좋아도 이를 핑계 삼아 출전을 꺼리는 선수도 있다. 반면, 오지환 처럼 아픈데도 참고 뛰는 선수가 있다.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이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캡틴의 남다른 책임감과 투혼은 벤치로선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LG는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안정된 수비와 공격 기여도로 오지환의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 8년 차 유망주 유격수 김주성이 회복되는 대로 1군에 콜업해 기회를 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환이 공백은 크지만 한편으로는 주성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