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국인 선수들이 피츠버그를 점령할 수 있을까.
2023년 4월12일.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 됐다. 한국인 두 메이저리그 타자가 한 팀에서 동반 홈런을 쏘아올린 첫 기록이 남았기 때문이다.
피츠버그는 1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7대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코리안 브라더스' 배지환과 최지만이었다.
배지환은 양팀이 4-4로 맞서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형 최지만도 이틀 연속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동시에 폭발했다.
시작은 최지만이 했다. 개막 후 바닥을 치던 최지만. 하루 전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며 감을 찾는 듯 했다. 그리고 이날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3번으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하비에르를 맞아해 2루타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양팀이 2-2로 맞서던 6회 앞서나가는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이번에도 하비에르를 만나 풀카운트 상황에서 몸쪽 높은 공을 제대로 잡아당겼다.
여기에 배지환이 완벽한 마무리를 해줬다. 이날 톱타자로 나선 배지환은 1회 삼진, 3회 내야 땅볼, 5회 외야 플리아, 8회 삼진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마지막 찬스에서 끝내주는 활약을 펼쳤다. 9회말 4-4 동점 상황 1사 1, 2루 찬스서 휴스턴 투수 프레슬리를 맞이해 극적인 결승 스리런포를 작렬시킨 것이다. 몸쪽 낮은 변화구를 잘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자신의 시즌 2호포가 아주 중요할 때 터졌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한 팀에서 동반 홈런을 친 건 두 사람이 최초의 기록이다. 배지환은 주전 유격수 크루즈의 큰 부상으로 팀 내에서 더욱 중요한 선수가 됐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인상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최지만도 점점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두 사람이 피츠버그 타선을 이끄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픈 기억이지만, 피츠버그는 이전 강정호가 메이저리거로서 굉장한 가능성을 보여준 팀이었다. 강정호는 아쉽게 야구판을 떠나게 됐지만, 이제 배지환과 최지만이 한국인 야구 선수로서 피츠버그를 이끌게 됐다. 두 사람이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펼쳐주면, 다른 한국인 선수들이 야수로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기회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