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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조츠조선 이종서 기자] "항상 야구를 챙겨보셨거든요."
지난 18일과 20일 열린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출장한 조수행은 시리즈 지배자가 됐다. 18일 경기에서는 2-0으로 앞선 9회말 외야 좌·우를 누비면서 장타 두 개를 지웠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타구가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빠르더라"라며 "다른 선수들이 다이빙 캐치를 해야하는 거리였지만, 조수행이 아주 빠르더라. 낙구 지점도 잘 보면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주전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금과 같은 존재"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어 "주력도 좋은 선수지만, 기회를 못 받아서 그렇지 타격 센스가 있다. 주전으로 나간다면 충분히 1,2번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조수행의 한 방에 분위기를 바꾼 두산은 이후 양의지의 투런 홈런까지 나오면서 5대1로 승리했다. 조수행은 생애 첫 '결승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조수행은 "잘 맞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넘어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단 전력으로 계속 뛰었다"라며 "1루 지나고 반 정도 지나갔을 때 그 때 타구가 사라진 걸 알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178cm의 73kg의 호리호리한 체구. 홈런 생산이 아닌 주루 및 수비에 많은 장점이 있는 그였지만, 2021년부터 3년 연속 홈런 하나씩을 적립했다.
조수행은 "1년에 하나씩 나오는 거 같다. 내가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아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너무 편하게 잘해주셔서 타석에 들어갈 때 편한 거 같다"고 했다.
조수행은 지난 2월말 부친상을 당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를 했던 그는 급히 한국으로 돌아와 상을 치렀다. 홈런 순간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조수행은 "아버지께서 항상 야구를 챙겨보셨다. 매일 같이 챙겨보셨는데, 이번에도 챙겨보신 거 같다"라며 "아버지께서 선물 하나를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