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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의 리빙 레전드 클로저 오승환(41)이 커리어 첫 선발 등판에서 호투했다.
2005년 프로데뷔 이후 무려 19년 만에 마무리가 아닌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날.
오승환은 그라운드 위에서 처음으로 애국가도 듣고, 시구자도 바로 뒤에서 지켜보는 등 낯 선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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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삼성 라이온즈 입단 후 일본과 미국을 거치면서 치른 979 경기(한국 620경기+일본 127경기+미국 232경기) 모두 불펜에서 치렀다. 개인통산 980번째 등판이었던 첫 선발 등판 경기가 됐다.
마지막 선발 등판은 단국대학교 3학년 시절인 2003년 4월30일 성균관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7308일 만의 선발 마운드다.
오승환은 첫 선발 마운드가 낯선듯 초반 고전했다. 하지만 이닝이 거듭될 수록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갔다.
1회 톱타자 이정후를 3구만에 투수땅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하는 듯 했다.
하지만 2번 박찬혁에게 2구째 122㎞ 슬라이더가 높았다. 좌중간 2루타. 3번 김혜성과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133㎞ 몸쪽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짜리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잠시 흔들린 오승환은 러셀에게 2구째 바깥쪽 떨어뜨린 포크볼을 던졌지만 배트에 걸려 우중간 2루타가 됐다. 3타자 연속 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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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구 대신 146㎞까지 나온 직구로 이원석을 땅볼, 이형종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직구 위주 패턴 변화와 함께 2회부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선두 임병욱과 김휘집을 연속 3구 삼진 처리하며 힘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2사 후 이지영에게 145㎞ 바깥쪽 직구로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정후에게도 145㎞ 직구가 한가운데 몰리며 좌중간 적시 2루타로 3실점 째를 했다. 좌익수 피렐라가 열심히 따라갔지만 한 뼘이 모자랐다. 오승환은 박찬혁을 빠른공으로 내야 뜬공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완전히 안정을 찾았다.
1회 홈런을 맞은 김혜성과 러셀을 빠른 공으로 땅볼, 뜬공 처리했다. 전 동료 이원석을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1구 만에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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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에는 이형종을 백도어 슬라이더로 루킹삼진, 임병욱을 낙차 큰 커브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김휘집을 슬라이더로 1루 파울플라이로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마쳤다. 낯 선 선발 마운드 탓에 초반 살짝 흔들렸지만 이닝을 거듭할 수록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5회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이지영 이지영을 땅볼, 박찬혁을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고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5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