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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달랑 9득점 한화, 타선 각성 없이 '이기는 야구' 없다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05-21 23:13 | 최종수정 2023-05-22 06:06


6경기 달랑 9득점 한화, 타선 각성 없이 '이기는 야구' 없다 [김 용…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에서 패한 한화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9/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투수들은 잘 버텨주고 있는데….

6경기 통틀어 팀 9득점, 3경기 연속 팀 1득점. 한화 이글스의 지난주 성적표다. 야구는 투수와 수비가 잘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점수를 내야 이기는 스포츠. 1경기 1점을 간신이 넘기는 수치로는 상대를 이기기 너무 힘들다. 그 결과 1승1무4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승을 거둔 게 용할 정도다. 그 승리도 연장 10회 승부에서 따낸 2대1 신승이었다.

지난주 한화 야구는 모든 야구팬들과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수베로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 체제가 됐다. 최 감독은 감독이 되자마자 허둥지둥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치렀다. 강팀 SSG를 상대로 1승1무1패로 나쁘지 않게 마무리 했다.

하루의 휴식이 있었고, 최 감독도 선수단 파악과 구성 등에 더욱 공을 들일 수 있었다. 리빌딩이 아닌 '이기는 야구'를 천명했기에 어떻게 달라질지가 관심사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달라진 느낌은 분명히 있었다. 경기 내용이 뭔가 더 끈끈해진 느낌이었다. 선수들이 새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고, 수베로 감독 시절 지나치게 쓰였던 시프트가 없어지고 불펜 기용도 안정화되는 등 긍정의 요소들이 있었다.


6경기 달랑 9득점 한화, 타선 각성 없이 '이기는 야구' 없다 [김 용…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들스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채은성이 4회초 2사 1,2루에서 이도윤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최원호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5.20/
문제는 열심히 잘싸우고,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뜨리는 데 이기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6경기 중 3차례나 연장 접전을 벌였다. 그만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는 증거인데, 문제는 딱 1경기를 이겼다는 것이다. '이기는 야구'와는 맞지 않는 결과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1-2-3점을 냈다. 그리고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은 1-1-1득점이었다. 투수들이 그나마 버텨 참패하는 경기는 없었다. 패할 때 점수차가 가장 많은 게 4점 뿐이었다.

결국 방망이가 너무 안터진 문제였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2경기는 10회, 1경기는 12회까지 치렀다. 이닝 소화가 더 많았는데도 득점력은 형편 없었다. 21일 LG와의 마지막 경기는 4회까지 병살타 3개를 치면서 패배의 길로 일찌감치 들어섰다. 좋게 말하면 '졌잘싸'지만 냉정히 말하면 힘만 빼고 상대만 좋게 해준 결과였다.


한화는 지난주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를 2번째로 2군에 내렸다. 당분간은 그 없이 경기를 치르겠다는 뜻이다. 외국인 타자가 있고, 없고 차이는 타선 무게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6경기 달랑 9득점 한화, 타선 각성 없이 '이기는 야구' 없다 [김 용…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한화 노시환. 인천=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12/
그리고 개막 후 FA 타자 채은성과 함께 그나마 큰 역할을 해주던 노시환이 급격한 하락세를 겪는 게 치명타다. 최근 7경기 안타가 없다. 35타석 무안타. 그렇게 잘 치다 급격한 슬럼프다. 엄청난 자질을 갖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간판 타자로 거듭나기에는 경험이 필요해 보인다. 부상도 아닌데, 이런 롤러코스터 행보가 나와서다.

문제는 노시환의 역할을 대체해줄 자원이 있다면 팀적으로 충격이 크지 않았을텐데, 중심에서 3할5푼대 타율에 8홈런 21타점을 해주던 타자가 침묵하자 타선 전체의 힘이 떨어져버렸다는 것이다. 채은성-노시환 이후 타순은 상대 마운드에 큰 압박감을 주지 못하니 쉽게 점수를 낼 수 없는 구조다. 채은성만 견제하면 되니, 채은성까지 힘겨워질까 걱정일 수밖에 없다.


6경기 달랑 9득점 한화, 타선 각성 없이 '이기는 야구' 없다 [김 용…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들스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김인환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5.20/
그래서 최 감독은 두 사람에게 쏠리는 견제를 분산시키기 위해, 장타력이 있는 김인환을 바로 뒤에 투입했다.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지만 타율이 높은 노시환을 2번에 전진 배치하고, 채은성을 3번으로 올렸다. 그 뒤에서 김인환이 해결하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4번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김인환은 16일 롯데전부터 20일 LG전까지 20타수 2안타에 그쳤다. 21일 경기에는 대타로 한 타석만 소화했다.

이렇게 저렇게 타순도 바꿔보고, 선수 투입도 다르게 가져가보는 최 감독인데 잘 풀리지 않았다. 머리가 아플 듯 하다. 이어지는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에서 한화 타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한화 야구에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수비가 탄탄해지고 불펜이 잘 돌아가며 4~5점 정도만 안정적으로 뽑아준다면 충분히 싸워볼 힘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을 준 한 주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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