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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다시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버텼는데…그날 정말 떨렸죠."
로이스터 감독 시절 스스로를 불꽃처럼 사르며 롯데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투수가 있다. 역대 최고의 포크볼러 중 한 명. 롯데의 마지막 다승왕. 7년간의 재활 끝에 눈물의 1군 복귀전. 조정훈 마산용마고 코치(38)가 부산 야구팬들의 가슴속에 진하게 남아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타자 눈높이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이 그에게 2009년 다승왕(14승)을 안겨준 주무기였다. 잠실구장을 배경으로 엄청난 낙차로 내리꽂히는 이른바 'KFC 포크볼' 영상으로도 유명하다. 조 코치는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부른다. 영상 봐서 알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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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같은 다승왕 시즌 이후 팔꿈치 수술 3번 포함 7년간의 재활을 거친 뒤 2017년 7월 9일, 복귀전을 치렀다. 롯데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그의 귀환이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 부상이 포크볼 때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그냥 '1군에서 다시 공을 던지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살았다. 그러니까 금방 지나가던데…복귀전날 정말 떨렸던 기억이 난다. 팬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발진의 박세웅 나균안부터 불펜의 구승민 김원중까지, 롯데는 명품 포크볼러가 많은 팀이다. 요즘 롯데의 상승세도 눈여겨보고 있다.
조 코치는 "요즘은 나균안이 제일 잘 던지는 것 같다. 적재적소에 잘 쓰더라"면서 "역시 야구는 한두명 미친 선수가 나오면 팀 전체가 분위기를 탄다. 지금 롯데가 그렇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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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이후 김태경 노시훈(이상 NC 다이노스) 장민기(KIA 타이거즈) 등 좋은 투수들을 잇따라 프로에 보냈다. 올해는 신인 드래프트 1순위 후보인 장현석이 조정훈의 지도를 받고 있다. 그는 '강팀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에 "겉보기와는 많이 다르다. 요즘 쉬운 선생님이 어디 있나"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장현석 이야기를 꺼내자 조 코치의 목소리에 미소가 어렸다. "프로에서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관건이지, 재능만큼은 요즘 주목받는 투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포크볼도 가르쳤을까. 그는 "지금 잘하고 있어서 굳이 가르치지 않았다. 구종은 나중에 천천히 익히면 된다"면서 "롯데 차례까지는 안 갈 것 같다"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