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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일 말소된 SSG 랜더스 김광현과 달리 엔트리에 남아 있던 두 불펜 투수.
공식 사과한 1일까지도 엔트리에 남아 있던 두 선수. 선발과 달리 불펜의 핵 두 선수를 빼고 가기는 소속 팀 부담이 커보였다.
그럼에도 두 구단은 하루 만에 고심 끝 결단을 내렸다. 왜 갑작스럽게 말소를 결정하게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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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러가지 부담감을 고려했다.
비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수시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불펜 투수들로선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자칫 등판할 때 마다 야유를 들을 수도 있는 노릇. 위급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을 때 정신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NC 강인권 감독은 2일 LG전에 앞서 "조만간 KBO에서 대면조사가 있다는 얘기도 있는 상황에서 이용찬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 원활하게 자기 모습을 보일지 우려됐다. 경기력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복귀 시점은) 상벌위원회 소집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사령탑으로서 재차 사과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 역시 2일 수원 KT전에 앞서 "구단과 상의한 결과 지금은 자숙할 시간"이라며 정철원의 말소를 결정했다.
이 감독 역시 해당 선수의 지도자로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두 선수는 향후 KBO 조사를 일종의 '피의자' 신분으로 받아야 한다. 경위서 진술 내용 상 문제나 예기치 못한 추가 폭로 등의 돌발상황에 대한 고려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적으로 날카로워 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야구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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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세 선수의 소속구단인 SSG, NC, 두산은 물의를 빚은 세 선수에 대해 사실상 자체 징계를 내렸다. 최소 열흘간의 출전 정지를 받은 셈.
KBO 이사회는 구단 자체징계를 사실상 폐지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선수의 부정적 이미지를 빠르게 '손절'하기 위한 방출 조치 등이 과도한 대응이란 비판이 있었다. 이중징계라는 법리적 문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지만 세 구단 모두 징계성 조치를 의도한 건 아니었다.
NC와 두산도 SSG 처럼 엔트리 말소 여부를 고심했지만 KBO 징계가 나올 때까지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었다.
팀의 현실적 사정도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토종에이스 NC 구창모와 두산 곽 빈이 각각 전완근과 허리 통증 등 WBC 후유증을 톡톡히 겪고 있는 상황. 불펜 핵 두 선수 마저 빠지면 본격적 여름승부의 초입에서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구단이 감수해야 할 피해가 너무 컸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악화일로의 여론과, 이를 지렛대 삼아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고 있는 KBO의 움직임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 구단의 말소 결정은 나머지 구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도미노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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