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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좌투수 공략은 우리 팀의 우선 과제다."
특히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가 좌완 선발투수 상대로 1승8패, 팀타율-OPS(출루율+장타율) 최하위를 기록중이던 것을 감안하면 예상치 못한 모습이다. 반면 양현종은 올시즌 8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29, 더구나 직전 경기에서 통산 162승의 문턱을 마침내 넘어선 뒤였다.
단순히 기세나 집중력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롯데 선수단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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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의 훈련은 낮 2시부터 시작됐다. 최근 부진했던 한동희와 고승민, 정보근이 배트를 잡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이들은 왼손 배팅볼 투수들의 공을 쉴새없이 치며 의지를 다졌다.
뒤이어 오후 2시반부터 얼리워크가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롯데는 훈련이 적다'는 말이 있었지만,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쏙 들어갔다. 김현욱 트레이닝코치가 주도하는 지옥훈련을 통해 체력을 연마하고 있다.
일반적인 프리배팅은 1군 매니저 등이 배팅볼 투수를 맡는다. 이날은 달랐다. 이태연 장세진 김태욱 등 실제 좌완투수들이 줄줄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리는 '라이브배팅'으로 진행됐다.
양현종을 공략하는 어프로치도 철저하게 계획한대로 잘 수행됐다. 우타자는 직구와 체인지업, 좌타자는 직구와 슬라이더에만 초점을 맞췄다. '선택과 집중'이 낳은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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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롯데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자 등 자신이 맡은 역할보다는 양현종과의 한 타석, 1구1구에 집중했다.
1회부터 폭풍같이 몰아쳤고, 그 절정은 이학주의 만루홈런이었다. 올시즌 첫 손맛이자 KBO리그 데뷔 이래 첫 만루홈런. 이학주의 눈이 촉촉히 젖을 만큼 감회가 남다른 한방이었다.
이학주도 홈런 순간에 대해 "변화구 치는 연습에 중점을 뒀다. 그 공 하나만 노렸는데 딱 오길래 놓치지 않고 휘둘렀다"고 회상했다. 철저한 훈련이 결과로 나온 하루였다. 롯데는 1회에만 무려 7득점을 올렸지만, 양현종의 투구수는 24구에 불과했다. 양현종은 2회에도 추가 2실점한 뒤 결국 2이닝 47구만에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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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만난 서튼 감독은 "좌투수 공략은 우리의 우선 과제 중 하나다. 선수들이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경기가 끝난 후엔 "훈련한 내용대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이 나와 만족스럽고 고무적"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번의 테스트도 기다리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오는 4일 선발로 이의리를 예고한 상황. 롯데에겐 중요한 의미로 남을 주말 3연전이 될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