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눈빛만 봐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서로를 잘 아는 한화 채은성과 두산 양석환은 서로의 출루를 막아야 웃을 수 있었다.
경기 전 만나면 눈에서 꿀이 떨어질 정도로 반가운 사이지만 구심의 플레이 콜과 동시에 서로를 이겨야 하는 운명이었다.
한화 채은성과 두산 양석환의 이야기다. 2009년 순천효천고 졸업 후 신고 선수로 LG에 입단한 채은성과 2014년 동국대 졸업 후 2차 3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LG에 입단한 양석환은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이자 끈끈한 정을 나눈 형과 동생 사이다.
대기만성형 타자 채은성과 양석환. 형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90억 대박을 터뜨렸다. 동생은 2021시즌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커리어 최다 홈런인 28홈런을 기록한 뒤 두 시즌 연속 20홈런 타자 반열에 올랐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이 열린 잠실구장.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7일. 채은성과 양석환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던 한화 채은성과 두산 양석환은 공교롭게도 같은 포지션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미트를 끼고 서로의 출루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2대0 앞서고 있던 3회 1사 1루 한화 채은성의 먹힌 타구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 떨어지며 안타가 됐다. 1루 베이스에 도착한 채은성을 향해 두산 1루수 양석환은 매섭게 몰아붙이는 한화 타선에 놀라며 채은성을 향해 장난을 쳤다.
형이 치자 동생도 안타로 답했다. 4회 1사 1루 한화 선발 문동주의 153km 바깥쪽 초구 직구를 밀어 쳐 안타를 만들어 낸 두산 양석환. 1루서 동생을 기다리고 있던 한화 1루수 채은성은 미트로 입을 가리고 강속구를 친 동생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치열한 승부를 펼치던 채은성과 양석환. 7회 두산 공격. 양의지가 동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어진 2사 2,3루 찬스 때 양석환이 역전 적시타를 날리며 형님 앞에서 먼저 웃었다. 역전타의 주인공 양석환은 1루에 도착한 뒤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두산은 4번 타자 양석환의 결승타로 승리했고, 한화는 4번 타자 채은성의 4타수 1안타로 침묵하며 연패에 빠졌다.
|
두산 양석환도 이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9회까지 안정감 있는 수비로 1루를 지키며 한화전 스윕에 힘을 보탰다.
치열했던 두 팀의 승부. 이번 주중 3연전에서는 동생이 먼저 웃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