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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보다 잘하는 선수가 나오면 당연히 자리는 뺏기잖아요."
휴식은 확실한 약이 됐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2㎞를 찍은 가운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KIA 타선을 묶었다.
4회까지 삼자범퇴로 군더더기 없는 피칭을 펼친 곽 빈은 5회 실점이 나왔지만, 6회를 실점없이 막아내면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곽 빈은 "(허리는) 이제 느낌이 없을 정도로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열흘의 시간 동안 원인 분석부터 해결책까지 마련했다. 곽 빈은 "투구폼 문제인가 싶어서 김상진 코치님과 권명철 코치님께 여쭤봤다. 던질 때 디딤발이 크로스가 돼서 허리에 안 좋을 수도 있어 부탁해서 1대1로 봐주셨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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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IA전에서 2전 2승. 곽 빈은 "KIA를 상대로 한 번 잘 던진 기억이 있어서 자신감있게 던지는 거 같다. 자신감이 반인 거 같다"라고 했다.
5회 실점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요즘 계속해서 세트포지션 때 좋지 않아서 의식을 많이 한 거 같다. 세트포지션이 좋지 않아서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맞닥뜨리니까 내 공을 제대로 못 때린 거 같다"고 했다.
3-2로 앞선 6회초 KIA 최형우는 좌측 담장 상단 폴대를 직격한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홈런으로도 생각될 수 있었던 타구. 비디오 판독을 거쳐 2루타로 밝혀졌다.
곽 빈은 "플라이인줄 알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라며 "그래도 의자 맞고는 저렇게 나올 수가 없으니 비디오판독 때에도 2루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곽 빈은 "(자리를 비우면서) 죄책감이 많이 들었다. 선발 투수가 자리를 비우면 내 자리도 뺏길 수 있고, 팀도 손해다. 나보다 잘하는 선수가 나오면 당연히 자리는 뺏기는 것이니 이번에 올라올 때는 정말 다짐을 하고 올라왔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9일 KBO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곽 빈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곽 빈은 "말로 하는 것보다 결과로 보여주는 게 가장 큰 거 같다"라며 "안 다치고 팀에 도움이 되면서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