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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 전설이 된 남자, 이제 그가 걷는 길이 KBO의 역사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6-17 21:26 | 최종수정 2023-06-18 08:44


불혹에 전설이 된 남자, 이제 그가 걷는 길이 KBO의 역사다
2023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가 7회말 2사 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이것으로 최형우는 '1498'타점'으로 통산 최다타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광주=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7/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해 이맘때 최형우(40·KIA 타이거즈)를 향하는 시선엔 우려가 가득했다.

방망이가 좀처럼 달궈지지 않았다. 볼넷으로 출루하는 이른바 '눈야구'로 타선 가교 역할을 했지만, 한때 KBO리그 수위 타자였던 최형우라는 이름 석 자엔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일 수밖에 없었다. 2021시즌 안과 질환을 겪으면서 부진했던 그가 또 다시 타격 부진을 겪으면서 '에이징 커브'라는 달갑잖은 꼬리표가 붙었다.

올해 최형우의 모습,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 상승세 때만 해도 '초반 반짝 효과' 정도로 치부됐지만, 두 달 넘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고비 때마다 타점을 만들며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 가사처럼 'KIA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시즌 타율 3할1푼1리(205타수 64안타)로 KBO리그 톱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09로 전체 3위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67(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전체 6위. 더이상 최형우의 이름 뒤에 '에이징 커브'라는 떠올리는 이는 없다.


불혹에 전설이 된 남자, 이제 그가 걷는 길이 KBO의 역사다
2023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가 7회말 2사 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이것으로 최형우는 '1498'타점'으로 통산 최다타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광주=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7/
이런 최형우가 전설 반열에 올랐다.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7회말 2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갖고 있던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1위(1498타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팀 패배로 마음 놓고 기뻐할 순 없는 날이었지만, 한국 야구사에 또 다른 전설의 탄생을 알린 중요한 날이었다.

눈물과 땀으로 만들어낸 역사다. 2002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최형우는 4년 간 1군 6경기에 나선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다시 친정팀 삼성에 입단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왕조의 한 축 역할을 했다. 2013년 500타점을 돌파한 최형우는 4년 총액 100억원의 FA계약으로 2017년 KIA에 입단, 그해 1000타점 돌파와 함께 팀의 V11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골든글러브 6회(2011, 2013~2014, 2016~2017년, 2020년), 타격왕 2회(2016, 2020년), 홈런왕 1회(2011년), 타점왕 2회(2011, 2016년) 등 타자 부문 개인 타이틀 대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불혹에 전설이 된 남자, 이제 그가 걷는 길이 KBO의 역사다
2023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최형우
광주=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7/
최형우는 1타점만 추가하면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의 주인이 된다. 여기서 1타점을 더 추가하면 누구도 오르지 못했던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는다. 이제 그가 걷는 길이 곧 한국 야구의 역사이자, 전설이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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