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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투수 왕국'이라 불리던 LA 다저스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이달 초까지만 해도 애리조나와 선두 경쟁을 벌이던 다저스는 최근 14경기에서 4승10패로 가파른 하락세에 빠지며 순위도 미끄러졌다.
워낙 저력있는 팀이라 반등 기회는 얼마든지 마련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뚜렷한 희망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선발진 붕괴됐기 때문이다.
다저스가 3연전 시리즈 스윕을 당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며, 특히 홈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스윕의 수모를 맛본 것은 2012년 8월 이후 11년 만이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현재 비상시국이다. 건강한 선발은 4명인데, 클레이튼 커쇼와 곤솔린, 그리고 나머지 2명은 루키인 바비 밀러와 에밋 시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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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최고 유망주 투수로 평가받는 밀러는 데뷔 후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1실점 이하로 막는 호투를 이어가다 전날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5⅔이닝 7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시헌은 지난 17일 데뷔전에서 6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로 일단 합격점을 받아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지난 1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등판한 마이클 그로브는 5이닝 7안타 4실점으로 또 불안했다. 콜업 후 최근 3경기에서 연속 4실점했으니, 더 이상 로테이션을 지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부상자들이 얼른 돌아와야 하는데 적어도 이달 내 복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워커 뷸러는 올시즌을 통째로 쉬고 있다. 지난 겨울 1년 1300만달러에 데려온 노아 신더가드는 12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7.16의 극심한 부진 끝에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지난 9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개막전 선발로 나서며 사이영상 후보로 꼽혔던 훌리오 유리아스는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역시 IL에 등재됐다. 100마일 강속구 더스틴 메이도 비슷한 시기에 팔꿈치를 다쳐 전반기 복귀가 힘들다.
다시 말해 커쇼와 곤솔린을 빼면 나머지 선발 3자리는 임시방편으로 써야 한다. 곤솔린이 이날 무너졌으니, 커쇼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생겼다. 커쇼는 올시즌 14경기에서 9승5패, 평균자책점 2.95를 마크 중이다. 82⅓이닝을 던져 98개의 삼진을 잡았고, WHIP 1.11, 피안타율 0.226을 올렸다.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지금은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매일 정신무장을 하고 경기장 나서고 있지만, 하루의 끝은 늘 패배다. 매일 열심히 해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그런 날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저스는 20일 하루를 쉬고 21~22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LA 에인절스와 하이웨이시리즈 2연전을 갖는다. 첫 경기는 커쇼와 리드 디트머스가 맞붙고, 둘째 날 에인절스는 오타니 쇼헤이가 등판하는데, 다저스 선발은 미정이다. 다저스가 6월 들어 급상승세를 탄 에인절스에 연패를 당할 수도 있다.
최고의 볼거리는 21일 커쇼와 타자 오타니의 맞대결이다. 커쇼는 오타니를 통산 8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잠재웠지만, 올시즌 오타니는 전혀 다른 타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