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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전날 무안타 침묵이 아쉬웠을까. 최근 주춤하던 최지훈의 방망이가 완전히 살아났다. 3연타석 장타를 터뜨리며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선두 타자로 나섰다. 0-0이던 4회초 다시 최원준을 상대한 최지훈은 2b1s에서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이번에는 우익수 오른쪽 방향으로 장타를 뽑아냈다. 잡아당긴 타구가 절묘한 코스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2루까지 가뿐히 들어갔다. 아쉽게도 이번에도 최지훈은 후속타 불발로 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길어지는 0-0 접전. '0의 균형'을 깨는 타점은 결국 최지훈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5회초 선두타자 최준우의 안타와 김민식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 최상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추신수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이어갔다. 2사 1,2루 찬스가 최지훈을 향했다. 이번에도 최지훈은 최원준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또 한번 우익수 오른쪽 방면으로 향하는 2루타를 터뜨렸고, 2루주자 최준우가 홈까지 들어왔다. SSG의 선제 타점은 최지훈의 몫이었다.
지난 3월에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 발탁되며 첫 성인 대표팀에 승선했던 최지훈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는 당당히 처음부터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SSG의 주전 외야수에서 국가대표 외야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올해는 리그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주전 선수로서 더 확실하게 못을 박을 수 있는 찬스가 찾아왔다.
경기 후 최지훈은 "오늘 경기 들어가기 전에 이진영 타격코치님하고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힘 빼고 쳐보자고 생각했는데 첫 타석부터 행운이 섞인 3루타가 나오면서 기분이 올라갔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SSG는 가장 먼저 40승 고지를 밟았다. 최지훈은 "우리 팀이 작년에 너무 잘했어서 올해 티가 안나는 것 같다. 작년에 한번 (우승을)해봤기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활 중인 선배님들이나 (한)유섬이 형이 다시 올라와서 감을 찾고 하나가 되면 조금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