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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급하면 꼬인다" KIA 제치고 두산에 성큼… 가을야구 최대 파란의 팀, 43QS ERA 1위 서두르지 않는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6-22 14:17 | 최종수정 2023-06-22 15:23


"내가 급하면 꼬인다" KIA 제치고 두산에 성큼… 가을야구 최대 파란의…
2023 KBO리그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전, 키움 장재영과 안우진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07/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홍원기 감독은 20일 삼성전에서 호투한 최원태를 다음날 엔트리에서 뺐다.

장마철을 앞둔 시점. 8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만큼 페이스가 좋은 선발투수를 쉬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팀 상황이 어렵지만 시즌을 건강하게 완주하기 위해서는 길게 봐야 한다"고 했다. "내가 급하면 자칫 실타래 처럼 꼬일 수 있다"며 "주요 선수가 빠지면 당장 큰 일 날 것 같지만 또 다른 선수가 메워줄 것"이라고 믿음을 잃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야구 최대 파란의 팀 사령탑 다운 거시적 안목. 주축 선발의 휴식은 뉴페이스 발굴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선발 야구에 대한 홍원기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비록 타선이 취약하고 불펜이 선발 만큼 단단하지 않지만 그래도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야구가 중심을 잡아주면 언젠가는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급하면 꼬인다" KIA 제치고 두산에 성큼… 가을야구 최대 파란의…
이안 맥키니.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실제 하위권에 머물던 키움은 최근 4연승을 달리며 KIA를 끌어내리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두산과 어느덧 1게임 차.

선발진 역할이 크다.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통계에 따르면 키움 선발진은 3.14의 평균자책점으로 독보적 1위다. 퀄리티스타트도 43차례로 2위 그룹 27차례 보다 무려 16번이나 많다. 선발이 취약한 한화의 18차례와는 두배 이상 차이다.

상위권 도약의 열쇠는 두 투수가 쥐고 있다.

새 외국인 좌완 투수 이안 맥키니와 토종 파이어볼러 장재영이다.


맥키니는 한차례 퓨처스리그 경기를 통해 적응을 한 뒤 다음주 광주 원정길에 선수단과 동행하며 분위기를 익힐 예정이다. 등록 시기는 미정.

장재영은 '제2의 안우진'이 될 재목이다. 남들이 가지기 힘든 엄청난 빠른 공이란 특급 재능을 갖춘 투수.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각도도 예리하다.

문제는 제구. 빠른 공 투수가 거쳐가는 과정이다. 6월4일 콜업 후 철저한 관리 속에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좋은 경험 속에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복귀 후 3경기 6⅓이닝 2실점. 최근 두 경기는 실점이 없었다. 볼넷도 3경기 4개 뿐이다.


"내가 급하면 꼬인다" KIA 제치고 두산에 성큼… 가을야구 최대 파란의…
2023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홍원기 감독.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5/
홍원기 감독은 "짧은 이닝, 한단계 씩 올라가도록 제가 서두르지 않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본인은 더 던지고 싶겠지만 지난 2년 간 안 좋은 경험이 있으니 앞으로는 좋은 느낌과 좋은 경험만 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형투수를 만들어가는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세심한 플래닝.

뜨거운 여름을 지나 찬 바람이 불 때 홍원기 감독의 기다림은 오곡이 무르익듯 결실을 맺을 공산이 크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키움의 약진이 심상치 않은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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