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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6월 24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 투수로 나선 문동주는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8이닝 2안타 7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그러나 그는 8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한 후에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선택이다. 아마 2~3년전만 하더라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문동주는 무조건 9회에 올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사이 KBO리그 트렌드는 철저한 관리 야구, 특히 선발 투수의 한계 투구수를 100개 전후로 정해놓고 지키는 야구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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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장명부는 혼자 36번의 완투를 기록했다. 그때는 '투수 혹사'의 시대였다. 보직도 뚜렷하지 않아 '에이스급' 투수가 선발도 했다가 불펜도 하고, 마무리로도 나오는 일이 허다했다. 현대야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몸 관리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있고, 자연스럽게 선수 생명도 늘어났다.
그러나 리그 전체적으로 이런 투수가 소멸되고 있다는 사실은 반대로 말하면, 현재 그만큼 강한 투수가 없다는 슬픈 현실을 반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 감독들은 '완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확실한 관리 야구를 하고 있는 추세", "요즘은 선발도 110개까지는 가능하면 던지지 않는다", "타자들이 워낙 진화해서 선발이 9이닝을 던지게끔 그냥 물러나지 않아 쉽지 않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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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열렸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 야구는 에이스급 투수의 부재에 대해 절실함을 느꼈다. 아직 성장 과정이다. 문동주를 비롯해 리그 전체가 기대를 걸고있는 대형 유망주들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동주의 완봉 무산을 통해 전달된 분명한 메시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