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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명실상부한 스타 선수가 됐다. 고졸 2년차, 20세 윤동희는 2023시즌이 낳은 스타임을 또한번 증명했다.
두산 마무리 홍건희는 1사 2루에서 폭투가 나왔고, 고승민을 고의4구로 거른 뒤엔 도루까지 허용했다. 1사 2,3루 상황. 윤동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있었으면 제가 미국에 갔을 것 같은데요? 저도 어렵고 투수도 어려운 카운트다 보니까 그냥 후회 없이 스윙 하자 생각했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에 유독 자주 걸린 하루였다. 윤동희는 "그동안 잘됐으니까 오늘 같은 날도 있는 것"이라면서도 "마지막에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울산에서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1군 경기를 치른 것은 처음. 윤동희에겐 또한번 기분좋은 기억의 장소가 생겼다. 마지막 순간 흔들리지 않고 직구를 겨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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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저한테 이런 기회가 많았는데, 시즌 초반에는 살리지 못했어요. 두 개를 다 보기보다는 좀 더 확신을 갖고 해야겠다, (볼카운트)3-1부터 무조건 직구라고 생각하고 돌렸습니다."
흔들리던 롯데는 이번주 3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3승 중 윤동희의 결승타가 2개, 그중 하나가 이날의 끝내기다. 윤동희는 "144경기 중 2경기다.아직 클러치에 강하다고 하긴 이르다"면서도 "언젠가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은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냉정하게 운이 많이 따랐죠. 빗맞은 코스 안타도 많았고. 그래도 경기를 많이 나가다보니 타이밍이 잡히고 있어요. 노린 공에 확신도 생기고, 결과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타점을 내려면 주자가 나가야하니까, 저 혼자만의 힘은 절대 아니죠. 동료들 덕분입니다. 올해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았는데, 지금이 제일 좋습니다. 이기는게 가장 좋아요."
0의 행진이 이어졌지만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윤동희는 "전혀 쳐지지 않았고요. 다 똑같이 힘든데 저희가 그런 응원에 좀 더 힘을 받고 그래도 조금 응원 때문에 좀 더 열심히 뛰어다닐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라고 강조했다.
고승민의 호수비에 대해서는 "원래 방망이를 진짜 잘치는데, 그래서 수비가 가려졌던 거 같아요. 수비도 잘하는 형이네요. 팬들도 다들 기억해주세요"라며 활짝 웃었다.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