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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투수 교체에 이 정도의 성공사례가 있을까.
첫 승이 빨리 나오는 것이 처음 한국에 온 외국인 투수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기에 좋은 피칭과 함께 2경기만에 첫 승을 챙겼으니 앞으로 승승장구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었다.
5월 23일 수원 키움전서 6⅓이닝 6안타 2실점으로 첫 승 이후 6경기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또 패전 투수가 됐고, 5월 28일 대구 삼성전서 3⅓이닝 8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다음날 2군행.
보통 구단들은 부진한 외국인 투수를 2군으로 보내 컨디션을 다시 올린 뒤 마지막 등판 기회를 주면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KT는 달랐다. 쿠에바스가 미국에서 어떻게 던지는지 계속 체크를 하던 KT는 다른 구단들도 쿠에바스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6월 9일 슐서와 이별하고 쿠에바스 영입을 발표했다. 슐서는 2군으로 내려간 뒤 다시 1군에 오지 못했다.
슐서는 9경기에 등판해 1승7패, 평균자책점 5.62의 성적을 안고 한국을 떠났다.
쿠에바스는 계약한지 8일만에 첫 등판을 했다. 6월 17일 수원 삼성전서 4⅔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을 했다. 팀은 6대5로 승리.
두번째 등판인 6월 23일 광주 KIA전서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첫 승을 따낸 쿠에바스는 두차례 무너지기도 했으나 안정감을 보였다. 특히 8월에 정점을 찍었다. 2일 수원 SSG 랜더스전부터 QS+ 행진을 했다. 27일 부산 롯데전서는 8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을 했다. 올시즌 첫 8이닝 피칭. 팀은 2대1로 승리하며 쿠에바스는 8승째를 챙겼다.
8월 5경기서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0의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슐서가 던진 9경기서 KT는 1승8패에 그쳤는데 쿠에바스가 나온 12경기서는 10승2패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쿠에바스=승리'라는 공식이 만들어진 셈이다.
쿠에바스가 오면서 전체적인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다. 1선발이 왔으니 다른 투수들의 순서가 하나씩 밀리는데 그게 부담감을 덜어주게 됐다. 1선발로 너무 잘던지려다 오히려 역효과가 났던 웨스 벤자민은 쿠에바스가 온 이후 지난해의 좋았던 모습을 되찾았다. 7월엔 4승무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해 7월 MVP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고영표 엄상백 배제성 등 국내 투수들 역시 한층 안정감이 좋아졌다.
쿠에바스의 영입이 발표되기 전날인 6월 8일 KT의 성적은 순위는 21승2무30패로 8위였다. 승매마진이 '-9'였다.
27일 롯데전 승리로 KT는 62승2무47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승패마진은 '+15'다.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는데 45만달러를 들였다. 벌써 그 값을 뽑았다고 할 정도로 쿠에바스는 에이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