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로선 믿고 싶지 않은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었다.
9회 등판한 고우석은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승부구로 슬라이더, 커터, 커브 등 변화구를 활용했다. 하필 그 변화구 승부구가 결정적 안타로 이어졌다.
|
|
하지만 고우석이 생각은 살짝 달랐다.
그는 5일 KT전에서 5타자 세이브에 성공한 뒤 인터뷰에서 "감독님의 말씀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고집이 좀 있다. 오늘은 마지막 삼진만 빼고는 다 슬라이더로 아웃을 잡았다. 모든 공을 다 잘던지고 싶다. 변화구만 던진다, 직구만 던진다가 아니라 내가 던지는 공들을 다 베스트로 던지고 싶다"며 다양한 구종에 대한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
전날 22구를 던졌던 고우석은 이날 36구를 던졌다. 직구가 19개로 절반이 조금 넘었다. 커브 9개, 슬라이더 5개, 커터 3개였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로 승부하는 패턴.
선두타자 대타 문상철은 초구 150㎞ 직구를 좌월 2루타로 연결했다. 장성우는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대타 안치영은 0B2S에서 직구-커브-커브에 3구 삼진.
박경수에게는 직구를 주로 던졌지만 풀카운트 끝 직구 볼넷. 배정대에게 1사 1,2루에서 직구-직구-커브로 중전 적시타, 김상수에게 5개 연속 직구로 풀카운트 끝 커터로 볼넷, 김민혁에게 0B2S에서 슬라이더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2사 만루에서 황재균에게 5구째 커터로 3루수 앞 바운드 큰 땅볼을 유도했지만 마음이 급한 3루수 문보경이 서두르다 공을 뒤로 빠뜨리며 역전 끝내기 결승타가 됐다.
|
하루 쉬고 나왔던 전날에 비해 직구 스피드나 제구가 모두 썩 좋지 않았다. 직구 19개 중 스트라이크는 절반을 조금 웃도는 10개였다.
하루 전 상대한 타자들과 다른 구종으로 승부하려던 생각도 있었다.
전날 직구에 뜬공으로 물러난 배정대에게 커브를 던지다 안타를 맞았다. 전날 커터를 던지다 안타를 허용한 문상철에게는 직구 초구에 2루타를 맞았다. 전날 직구로 삼진 처리한 황재균에게는 커터를 던지다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앞으로도 직구와 변화구 배분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깊어질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