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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번 실패는 없었다.
선발 웨스 벤자민이 7회말 2사까지 20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하다가 3번 최정에게 2루타를 맞아 대기록을 세우는데 실패했으나 8회까지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의 1% 모자란 완벽투를 보였다. 6회초 박병호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던 KT는 9회초 박병호의 우월 쐐기 투런포로 3-0으로 앞서며 점수차를 벌렸다. 벤자민은 8회까지 103개의 공을 던진 상황. KBO리그 첫 완봉승에 도전할 수도 있었지만 나흘 휴식 후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경기에 등판해야 하기에 8이닝으로 등판을 끝내고 9회말을 마무리 김재윤에게 넘겼다.
김재윤에게 곧바로 복수의 기회가 왔다.
전날인 10일 SSG전서 8-8 동점인 9회말 등판해 3이닝을 던졌는데 당시 다음날 등판까지 생각하면서 생각을 했었고, 11일 세이브 상황이 되자 당연하게 마운드에 올랐다가 아쉽게 역전을 허용했었다.
마무리 투수에겐 구위나 제구력 등 실력보다는 블론 세이브를 했을 때 자신감의 하락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오랫동안 KT의 마무리를 맡으며 성공과 실패를 모두 생생히 느끼며 자신을 발전시켜왔던 김재윤에겐 그런 블론 세이브는 문제되지 않았다.
공교롭게 이날 첫 상대가 바로 이틀전 역전 홈런을 맞았던 박성한이었다. 당시 볼카운트 2B2S에서 145㎞의 직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허용했었는데 이번에도 또 쳐보란 듯이 직구로 승부했다. 초구 143㎞ 직구가 높아서 볼이 됐는데 2구째는 141㎞의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갔는데 2루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이 됐다. 오히려 구속이 더 줄었는데도 박성한의 범타를 유도했다. 추신수는 2구째 143㎞ 몸쪽 직구로 1루수앞 땅볼을 유도. 마지막 1번 최지훈도 초구 143㎞의 직구로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이날 던진 공 5개가 모두 직구였다. 홈런 맞은 구종 직구를 오히려 상대를 잡는 공으로 던져서 제압했다.
이날 세이브로 김재윤은 26세이브를 기록했다. 2021년 31세이브, 지난해 32세이브에 이어 3년 연속 30세이브에 이제 4세이브만 남겼다. 임창용(1998∼2000년) 오승환(2006∼2008년)손승락(2012∼2014년)에 이어 4번째로 김재윤이 도전하고 있다.
올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는 김재윤인데 이미 몇몇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흥미를 끈다.
이날 벤자민의 완벽한 승리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면서 이틀전의 악몽을 털어낸 김재윤의 뒷문은 문제가 없음이 입증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