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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물타선'의 오명을 시원하게 벗어던졌다. 마운드는 여전히 든든하다. 돌풍의 중국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대만전 설욕을 정조준했다.
결승전 상대는 대만이다. 대만은 전날 중국을 꺾고 슈퍼라운드 2승을 기록, 먼저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대만전 패배로 1패를 안은채 슈퍼라운드를 시작했지만, 5일 일본(2대0 승)에 이어 중국까지 꺾으며 2승1패를 기록, 대만과의 재대결에서 복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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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타자 김형준마저 안타를 치자, 중국은 선발 왕웨이이 대신 두번째 투수 왕샹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은 이어진 1사 1,3루에서 최지훈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하며 3-0으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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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4회초에도 중국의 3번째 투수 리닝지를 상대로 1사 1,2루에서 윤동희의 적시타, 노시환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추가,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콜드게임도 노려볼만 했다. 한국은 지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중국전에서 22-2 5회 콜드승을 거둔 바 있다. 이번 중국 대표팀에는 당시 WBC 멤버 중 10명이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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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원태인의 시원시원한 투구가 빛났다. 원태인은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특유의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더해 중국 타자들을 잇따라 요리했다. 6이닝 3안타 무실점 6K의 완벽투였다. 지난 홍콩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사사구 무실점 피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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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에서는 6명의 타자가 고르게 타점을 기록하며 '물방망이' 우려를 조금은 벗어던졌다. 홈런을 쏘아올린 강백호(3안타 1타점 1볼넷) 김주원(2안타 2타점)을 비롯해 최지훈(3안타 1타점) 노시환(2안타 1타점 2볼넷)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중국은 앞선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격파, 1994년 야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처음으로 빅3(한국 일본 대만)를 상대로 승리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와 함께 A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 이번대회 태풍의 눈으로 꼽혔다.
하지만 투수와 달리 타격의 질을 끌어올리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은 앞서 필리핀 상대로 2점, 일본과 대만 상대로는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이날도 득점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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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21세, 20세의 젊은 투수고, 투구수(60구, 58구)가 적긴 했다. 하지만 그만큼 반대로 몸관리의 노하우도 부족하다. 타이트한 일정에서 뛰어본 경험도 적을 중국 투수들은 좀처럼 제 기량을 내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국제대회 중국전 1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야구에도 '공한증'이 생길 기세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