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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유 없는 변화는 없다.
그러나 부상이라는 흐름이 실패의 모든 원인이 될 수는 없다.
후반기 승부처에서 KIA의 투수 운영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닝 이터 역할을 기대한 선발진이지만 전력 누수 속에서 한계치는 분명히 드러났다. 그 공백을 메우는 방법 중 하나가 강력한 투수 뎁스 뿐만 아니라 한 박자 빠른 타이밍에서의 교체, 퓨처스(2군) 육성 자원 활용 등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KIA가 성공적이었다고 보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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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역할은 선수와 동고동락하는 코치진 의견을 취합해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 베이스엔 코치들의 역량을 무시할 수 없다. KIA의 5강 실패 뒤 벤치 운영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들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교체 이면엔 성적만이 아닌 분명한 미래 지향점도 엿보인다.
KIA는 지난해부터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투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 파견됐다가 올 시즌 풀타임 1군 출전 뿐만 아니라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최지민이나, 후반기 대체 선발로 요긴하게 활용했던 황동하 김건국도 이런 노력의 결실. 5강 실패라는 결과물을 받아든 시점에서 100% 완벽한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지만, 적어도 1군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을 육성한다는 퓨처스팀의 목표는 적중했다. 이번 교체는 이런 흐름을 보다 가속화 한다는 의미도 어느 정도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재훈 이동걸 코치는 두산, 한화 시절 각각 투수 육성 파트에 대한 경험도 갖춘 자원들이다. '화수분 야구'로 대변되는 두산과 지난 3시즌 간 빅리그 출신 외국인 코치와 퓨처스 국내 코치진의 통합 육성 시스템을 가동한 한화에서 경험을 쌓았고, 결과도 만들어낸 바 있다. 이들이 터득한 역량이 KIA의 투수 육성에 보다 나은 방향을 제시해준다면 영입 효과는 상당하다고 할 수 이다.
KIA 심재학 단장은 5강 진출 실패 뒤부터 올 시즌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부터의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결론을 내렸다. 내년 반등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KIA가 정한 방향성과 변화는 그래서 주목해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