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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충격적인 일이다. 지난 6년간 오타니 쇼헤이와 그림자처럼 함께했던 통역 전담 직원 미즈하라 잇페이가 절도 혐의로 해고됐다.
외국인 선수에게 통역은 단순한 의사소통 도우미가 아니다. 생활 전반을 돕고, 24시간 내내 함께 한다. 오타니 역시 미즈하라와 인간적인 교류를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타니가 미국 생활 초반 식사 등 어려움이 있을 때도, 미즈하라와 그의 아내와 거의 매일 같이 식사를 하면서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해왔다. 또 미즈하라는 깔끔한 통역 실력과 오타니의 훈련까지 도와주는 '훈련 보조'로도 함께해왔다. 말 그대로 오타니의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하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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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이번 해고의 충격이 더 크다. 미즈하라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시리즈 1차전도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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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 미즈하라는 미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도박 빚이 450만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는 후문이다.
오타니의 변호인 측의 주선으로 미즈하라가 20일 'ESPN'과 90분에 걸친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타니는 (도박 빚 이야기를 들은 후)기뻐하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 나는 쇼헤이(오타니)가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 나 역시 이 업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나는 교훈을 얻었다. 나는 수백만 달러를 잃었고, 빚을 메우기 위해 도박을 하고 또 했지만 계속 돈을 잃었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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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고백한 후, 오타니가 직접 컴퓨터로 자신의 계좌에 로그인해 수개월에 걸쳐 돈을 송금해줬다고 밝혔다. 'ESPN'은 "이들은 거래 설명란에 '대출 명목'이라고 적었다"고 했다.
미즈하라는 왜 오타니가 돈을 직접 주지 않고, 자신이 계좌 이체를 직접 했는지에 대한 'EPSN'의 질문에 "오타니가 돈과 관련해서는 저를 신뢰하지 않았기 문이다. 오타니는 제가 돈을 받으면 또 도박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보는 앞에서 보위어의 동료에게 돈을 송금했다. 빚을 갚아주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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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 아니라, 미즈하라가 절도를 했다는 게 현재 변호인 측의 주장이다.
20일 고척돔에서도 평소와 다름 없이 경기를 준비하고, 개막전을 소화했던 두사람. 하지만 다저스 구단이 해고를 결정하면서, 미즈하라가 경기 후 선수단에 해당 사실을 고백했다. 'ESPN'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개막전이 끝난 후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에게 자신이 도박 중독이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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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구단은 21일 공식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언론 보도 내용을 파악한 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과의 관계를 끝냈음을 확인한다. 현재로서 관련 코멘트는 더이상 없다("The Dodgers are aware of media reports and are gathering information. The team can confirm that interpreter Ippei Mizuhara has been terminated. The team has no further comment at this time.")"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서울에서 오타니의 아내와 부모님 그리고 미즈하라의 아내가 함께 머물고 있는 상황. 오타니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단은 21일 경기가 끝난 후 22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일본 언론도 충격에 빠져있다. 이제 더이상 오타니의 그림자로 함께 하는 미즈하라의 모습은 볼 수 없어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