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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 2차전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 모인 사람들은 온통 오타니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자신의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오타니도 자신의 도박 중독과 엄청난 빚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한 것이다.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즈하라의 도박빚이 최소 450만달러라고 전했다. 오타니가 이 빚을 갚아주려고 자신의 계좌에서 보이어에 여러 차례 송금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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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는 21일 ESPN에 "오타니는 도박빚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도박업자에 송금도 하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다. LA 타임스를 비롯한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다저스 구단의 해고 통보가 나오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보이어의 변호사인 다이앤 배스도 ESPN에 "보이어씨는 결코 오타니 쇼헤이를 만난 적도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고 밝혔다. 미즈하라가 자신이 수 년간 도박에 손을 댔다는 걸 본인이 얘기하지 않는 한 오타니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오타니'의 이름을 연방 당국이 인지한 것은 미즈하라가 보이어에 송금할 때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ESPN은 '연방 당국이 지난 1월 보이어의 도박 운영을 들여다 보다 오타니의 송금 기록을 알게 됐다'며 '실제 두 차례 송금 거래 내역에는 각 50만달러가 적혀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라는 이름은 각종 금융 계좌와 송금 정보, 대출이라는 단어와 함께 등장한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를 자신의 것처럼 다양하게 이용했다는 얘기다.
오타니는 미즈하라를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오타니가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2013년 당시 미즈하라는 구단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10년 이상 이어져 온 둘의 '형제적' 관계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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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사실은 오타니가 에인절스에서 뛸 때 미즈하라도 연봉 계약을 매년 했다는 것이다.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한 후에도 미즈하라는 별도로 계약서를 썼다.
미즈하라는 ESPN에 "연봉은 30만~50만달러(약 6억6000만원)"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받는 최저 연봉(74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내 일반인의 3~5배에 해당하는 고연봉이다.
미즈하라는 야구 경기에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ESPN에 "축구와 NBA, NFL, 대학미식축구에 도박을 했지 야구에 돈을 건 적은 추호도 없다. 100%다. 규정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