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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까지 갈 타구가 아닌데" 선수들의 공인구 반발력 실감, 합리적 의심일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4-03-24 22:37 | 최종수정 2024-03-25 07:37


"저기까지 갈 타구가 아닌데" 선수들의 공인구 반발력 실감, 합리적 의심…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7회말 1사 1, 2루 최정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구승민.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작년 시즌이랑 비교하면, 올해 시범경기부터 확실히 반발력이 조금 높아졌다는 체감이 들어요."

개막시리즈를 마친 후, KBO리그 다수의 선수들이 공인구 반발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시즌까지의 체감한 공인구 보다 올해 시범경기부터 사용된 공인구의 체감 반발력이 더 높다는 이야기였다.

실제 예년 같았다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에 그쳤을 것 같은 타구들이 생각보다 멀리 뻗어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거나 담장을 넘어 홈런이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사실 눈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공을 던지고, 치는 선수들의 체감이 조금 더 명확한 증언이 될 수 있다. A 투수는 "확실히 작년보다 타구들이 멀리 뻗어가는 경우들이 있다. 반발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고, B 외야수는 "이쯤이면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플라이 타구가 예상보다 훨씬 뻗어가 당황한 경우가 자주 있다. 올해 시범경기부터 조금 그런 느낌이 든다"는 의견을 냈다.


"저기까지 갈 타구가 아닌데" 선수들의 공인구 반발력 실감, 합리적 의심…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개막전 경기, 1회말 1사 2,3루 KIA 최형우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23/
KBO가 지난 22일 발표한 단일 경기사용구(공인구) 1차 시험 결과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KBO는 단일 경기사용구인 ㈜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의 샘플 3타를 무작위로 수거한 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의뢰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모든 샘플이 합격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반발계수의 경우, 합격 기준이 0.4034~0.4234인데, 3타의 평균치가 0.4208로 합격 기준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였다. 하지만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이제 막 개막 후 팀당 2경기 혹은 1경기를 치른 상태라 표본 사례가 많지는 않다.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의 긴장감이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인구의 미묘한 변화가 실제 리그 전체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개막 2연전에서 홈런이 많이 터진 것은 사실이다.


"저기까지 갈 타구가 아닌데" 선수들의 공인구 반발력 실감, 합리적 의심…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9회말 무사 에레디아가 김원중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4/
전국 5개 구장에서 개막전이 열린 23일에는 리그 전체 총 8개의 홈런이 터졌고, 4개 구장에서 경기를 치른(광주 경기 우천 순연) 24일에는 10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경기 당 2개의 홈런 꼴. 지난해 리그 경기당 홈런 평균 수치가 1.28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많지만 표본이 적어 객관적인 자료가 되기는 힘들다.


플레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감독들의 의견도 조금씩 엇갈린다. 이숭용 SSG 감독은 "선수들이 공이 약간 딱딱해지고 작아졌다는 이야기도 하고, 반발력이 조금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하더라. 저도 타구들이 조금 더 멀리 뻗어간다는 느낌은 있다. 단순한 느낌일 수도 있긴한데 수치나 이런 게 확실히 좋아지기는 했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반대로 김태형 롯데 감독은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고 이야기 했다.

다만 실제 선수들이 느끼는 차이가 있다면, 이 부분을 경계하거나 더 이용할 필요는 있다.

이전보다 확실히 장타가 더 많이 터진다면 투수들은 플라이 타구보다 땅볼 유도를 많이 할 수록 더 유리해지고, 반대로 타자들은 멀리 띄울 수록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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