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의 투구수는 14개였고, 11개를 던진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94.4마일, 평균 93.8마일을 찍었다. 시즌 평균 93.1마일보다 다소 빠른 스피드를 내긴 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95마일대 직구가 안 보인다.
고우석이 잭슨빌 이적 후 10경기에서 던진 직구는 모두 111개. 이들의 평균 구속은 93.2마일이고, 지난달 15일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브루어스 산하)전에서 던진 95.7마일이 최고 구속이다. 고우석은 당시 26개의 직구를 던졌는데, 94마일 이상이 12개, 95마일대가 3개였다.
하지만 그 뒤로 이날까지 7경기에서 던진 직구 72개 중 95마일(152.9㎞) 이상은 없다. 이 기간 최고 구속은 94.8마일. 그러니까 지난 한 달 동안 직구 구속이 95마일 이하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그러나 제구력을 유지하며 꾸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면서 구단 안팎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숀 앤더슨이 3회초 위기에 몰리자 멜 스토틀마이어 투수코치가 올라와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다만 마이애미는 당장 고우석을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릴 생각이 없다. 불과 보름 전 그를 방출하려 했던 구단이다. 고우석을 40인 로스터에서 빼고 대신 넣은 숀 앤더슨은 이날 메이저리그로 콜업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2이닝 동안 무려 10안타를 얻어맞고 7실점했다.
앤더슨은 지난해 KIA에서 던지다 7월 웨이버 공시돼 한국을 떠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한 뒤 트리플A에서 1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하고 FA가 됐다. 불러주는 팀이 없던 그는 지난 4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로 재승격했으나,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40을 마크하고 지난달 웨이버 공시됐다.
그리고 그의 연봉이 고작 42만5000달러 밖에 안된다는 점에 고문된 마이애미가 웨이버 클레임을 걸어 데려왔다. 당시 마이애미는 앤더슨을 40인 로스터에 넣기 위해 고우석을 내쫓기 위한 방출대기 조치를 취했다.
앤더슨은 마이애미 이적 후 트리플A 2경기에서 7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한 뒤 이날 빅리그의 부름을 받고 워싱턴전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피칭으로 일관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92.9마일에 그쳤다. 제구력을 금세 잃는 패턴도 KIA 시절을 떠올렸다.
앤더슨은 1994년 생으로 고우석보다 4살이 많다. 마이애미의 구단 방향이 리빌딩인지도 의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