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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레전드의 발자취에 한끝이 모자랐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30)의 프로야구 연속 경기 안타 도전은 30경기에서 끝났다.
마침 기록 보유자(단일 시즌 기준)가 소속팀 레전드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1990년대 롯데의 혼으로 불렸던 '탱크' 박정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손호영처럼 고생 많이 한 선수가 잘돼야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선수"라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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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를 거쳐가는 감독마다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하는 선수였지만, 거듭된 부상에 발목을 잡히는 사이 자신의 자리를 잃었다. 한 시즌 최다 출전이 36경기 74타석(2022년)에 불과했을 정도다. LG의 선수 풀이 그만큼 탄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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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잠재력이 부산에서 터졌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롯데에서 빠르게 자리잡았다. 2루-유격수-3루를 오가는 만능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나승엽(1루) 고승민(2루) 박승욱(유격수)와 함께 새롭게 리빌딩된 롯데 내야의 한 축이 됐다.
찬스에도 강하고, 뜻밖의 장타 한방도 갖추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가 돌아온 뒤에도 곧바로 안타 행진을 이어갈 만큼 뛰어난 감각도 돋보였다. 지난 6월 18일과 20일, 위태로웠던 안타 행진을 이어간 건 결정적인 순간 터진 홈런이었다. 특히 20일 경기는 앞서 3번이나 삼진을 당했지만, 9회말 KT 마무리 박영현에게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린 드라마틱함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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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행진은 이렇게 끝났지만, 야구팬들의 마음에 손호영 이름 석자를 제대로 새긴 시간이었다. 손호영의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